(스포) 암살 결말에 대한 색다른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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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6 23:00
암살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장면
친일파인 염석진이 안옥윤과 자신의 옛 부하 명우에게 사살당하고 결국 정의는 승리한다 라는 식의 결말인데
실제로는 친일파 처단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반민특위가 친일파 처단을 하려고 하지만 결국 무산되어 친일파들은 풀려나와 호위호식하다 사망함
영화에서 반민특위가 어떻게든 염석진을 처단하려고 하나 결국 실패하고 염석진이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하며 밖으로 나오는게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적인 결말일테지만 감독은 그 뒤에 안옥윤이 염석진을 사살하는 장면을 넣으며 친일파가 죄의 댓가를 받는것을 넣음
하지만 이 장면은 다른 장면에 비해 뭔가 환상적이고 판타지 같은 느낌이 듬. 내용자체도 비현실인데 연출도 뭔가 판타지스럽게 함.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이 장면이 실제가 아니라 염석진의 환상이라고 생각함
마지막 결말이 염석진의 환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음
1. 나이를 많이 먹은 염석진에 비해 그렇게 나이를 먹지 않은 안옥윤과 명우
염석진이 나이를 많이 먹은것에 비해 안옥윤과 염석진 부하는 겉보기에는 예전 모습 그대로임. 많은 사람들이 안옥윤 왜 안늙었냐 라고 하는데 명우도 그닥 늙어보이지 않음.
염석진만 나이가 확 들어보임.
염석진은 안옥윤과 명우가 젊을때 죽는 모습만 봤고 (실제로는 안죽었지만) 따라서 염석진의 환상에선 둘은 나이먹지 않은 옛 모습으로 나올수 밖에 없음
옷차림도 안옥윤은 암살단 활동 당시의 옷차림으로 나오는데 염석진이 본 마지막 안옥윤의 모습이 환상이 되어 나타난거
2. 안옥윤과 명우는 딱히 접점이 없음
안옥윤과 명우는 염석진이 안옥윤을 데리러 갔을때 처음만난 이후로는 딱히 접점이 없음.
안옥윤은 명우가 염석진에게 제거당한 사실도 모르고 둘이 다시 재회해서 염석진 암살을 공모하게 될 가능성은 희박함.
안옥윤은 미츠코로 위장해서 살아가고 있는데 명우가 미츠코가 안옥윤인걸 알아차리고 접근하는것도 말이 안되고, 둘이 염석진을 노린다면 각자 따로 노리지 같이 함께 만나서 작업을 한다는 상황자체가 비현실적임
둘이 함께 염석진의 목숨을 노리는건 그만큼 이 둘이 염석진이 가장 죄책감을 느끼고 가장 두려워하는 상대라는거.
특히 명우는 염석진이 마지막까지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명우가 장애인이 되어 눈앞에 나타난것은 염석진이 자기 손으로 부하에게 총을 쐈지만 속으로는 목숨만은 살아있기를 바란게 아닌가 싶음
3. 염석진이 쓰러진 황량한 황무지
염석진이 발버둥 치다가 쓰러진 황무지는 번화한 서울에는 어울리지 않는 황량한 곳으로 이 장면을 더욱더 판타지스럽게 만듬.
바로 전만해도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서울이었는데 염석진이 들어간곳은 사람 하나 없는 한적한 곳이고 염석진이 도망간곳은 염석진이 독립운동하던 당시의 만주가 연상되는 황량한 황무지임.
서울 한복판에 그러한 곳이 있다는게 비현실적이고 이건 염석진의 마음 한 구석에 감추고 싶었던 장소인 만주가 염석진 눈앞에 환상이 되어 나온것
4. 염석진이 말한 변명 "해방이 될 줄 몰랐으니까"
이 말은 사실 미당 서정주가 친일행위에 대해 변명한것을 가지고 온거.
당시 친일파들의 가장 기본적인 생각이 바로 이것
염석진 역시 변절해서 밀정짓을 하지만 계속 죄책감과 두려움에 시달리며 마지막 결말에서 안옥윤과 명우의 환상을 보는건 비록 재판에서 친일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나왔음에도 죄책감은 버리지못했기 때문이고 염석진이 "해방이 될 줄 몰랐으니까" 라고 토로하는건 그런 죄책감과 가책을 견뎌내기 위해 스스로 만든 자기 합리화임
염석진이 암살당한건 사실은 이 모든게 염석진의 환상이었고 염석진같은 친일파들이 결국 잘 먹고 잘 살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이러한 죄책감과 가책을 평생 가지고 갔어야만 했다라는걸 보여주기 위함이었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