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전국체전] 이젠 승마 대신 장애물경기…근대5종 전웅태 "말과 이별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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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11:00
성승민 "승마와 이별 슬프기도 하지만…장애물경기에 익숙해지는 게 내 몫"
(진주=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지난 10년 동안 말(馬)과 함께한 생활과 시간…많이 아쉽네요."
승마 대신 장애물 경기가 도입되면서 말과 헤어지게 된 근대5종 간판 전웅태(광주광역시청)는 이렇게 말했다.
전웅태는 14일 경남 진주의 경남체고 운동장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근대5종 남자 일반부 4종에서 우승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근대5종에서 승마 종목이 없어지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펜싱, 수영, 사격, 육상과 더불어 근대5종을 구성하던 승마는 2024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국제근대5종연맹(UIPM)은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부터 승마를 대체할 세부 종목으로 장애물 경기(Obstacle discipline)를 채택했다.
전웅태는 "승마 종목을 10년 넘게 훈련해왔다. 선수촌 말들의 얼굴도 확실히 구별하고, 이 말은 어떤 말이고 저 말은 어떤 말인지 다 알고 지냈다"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다만, 승마 대신 장애물 경기가 도입된 데 대해서는 흐름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전웅태는 "현대 스포츠 흐름에 맞게 선수·종목도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나 또한 앞으로 더 멋있는 종목이 탄생할 수 있도록 더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베르사유[프랑스]=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근대5종 남자 결승전 승마 경기에서 한국 전웅태가 장애물을 넘기 위해 질주하고 있다. 2024.8.11 [email protected]
이번 전국체전 근대5종 남자 일반부는 장애물 경기가 포함된 '5종' 경기와 장애물 경기가 포함되지 않은 '4종' 경기로 나뉘어 치러졌다.
파리 올림픽에 출전했던 전웅태는 승마 훈련에 집중하느라 장애물 경기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전웅태는 전국체전에서는 장애물 경기를 치르지 않는 4종 경기에 출전해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당장 3주 앞으로 다가온 2025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장애물 경기를 치러야 한다.
전웅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이어서 해본 적은 없고, 개별 장애물 하나씩은 연습해봤다. 종목마다 어려움이 있더라"라고 말했다.
국제 주니어 대회에서는 장애물 경기가 열려온 만큼, 새로운 종목에 익숙한 후배 선수들이 전웅태를 제치고 내년도 태극마크를 달 수도 있다.
전웅태는 후배들의 성장이 뿌듯하다고 했다.
그는 "내 뒤에 또 다른 어린 선수들이 있다. 그들의 기량이 점점 올라오고 있고, 세계 무대 경쟁력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런 선수들이 더 많이 나와서 나를 좀 더 자극해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나도 재정비해서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과 2028 LA 올림픽까지 힘이 닿는 한 열심히 달리려고 한다. '킵 고잉'(Keep Going)할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달라"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진주=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아시아 여성 최초로 올림픽 근대5종 메달리스트가 된 성승민이 14일 경남 진주 경남체고에서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근대5종 남녀 일반부 경기가 끝난 후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근대5종 국가대표 선수단 포상금 수여식에서 이한준 대한근대5종연맹 회장으로부터 5천만원을 전달받고 있다. 2024.10.14 [email protected]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어 아시아 여성 최초로 올림픽 근대5종 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얻은 성승민(한국체대) 역시 아직 말에 대한 미련이 남았다.
성승민은 "이제야 승마하는 법을 깨우친 것 같고, 이제야 뭔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승마와 이별해야 하니 조금 아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승마 대신 장애물 경기로) 바뀌는 데 대해 별로 불만은 없다. 새 종목에 빨리 익숙해지는 게 내 몫"이라고 말했다.
내달 4∼8일 열리는 2025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려면 성승민 역시 단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장애물 경기 연습에 매진해야 한다.
성승민은 "아직까지 장애물을 잡아본 적이 없다. 전국체전을 준비하면서는 부상 위험 때문에 4종만 열심히 했다"며 "이젠 장애물 경기 훈련을 해야 하는데, 오늘 남자 일반부 선수들이 하는 걸 보니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에 나서지 않은 후배 선수들이 장애물 경기 실력을 갈고 닦은 데 대해서는 "아무래도 나보다 더 많이 해봤으니 다 잘할 것"이라며 "나도 빨리 따라가야 한다. 많이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성승민은 "이번 선발전에 발탁돼 동계 훈련 기간에 장애물에 익숙해지는 게 내 목표다. 그 다음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 LA 올림픽은 내가 열심히 하는 대로 차차 이뤄질 것"이라며 올림픽 메달리스트다운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