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전국체전] 승마 대신 '출발 드림팀' 같은 장애물 경기…바뀐 근대5종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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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18:00
2028 LA 올림픽부터는 장애물 경기 도입…8종 장애물, 누가 가장 빨리 통과하나
(진주=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예능 프로그램 '출발 드림팀'이 연상되기도 한다.
근대5종에서 승마가 사라진 자리에 새롭게 들어선 '장애물 경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14일 경남 진주의 경남체고 운동장에서 열리는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근대5종 남자 일반부 5종 경기에는 올해부터 승마 종목이 열리지 않는다.
펜싱, 수영, 사격, 육상과 더불어 근대5종을 구성하던 승마가 2024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2020 도쿄 올림픽 때 여자부 경기에서 다른 종목에서 선두를 달리던 아니카 슐로이(독일·현재명 '아니카 칠레켄스')가 승마에서 말(馬) 문제 때문에 0점을 받으며 메달권에서 멀어져 논란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국제근대5종연맹(UIPM)은 '5종'에서 승마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UIPM은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부터 승마를 대체할 세부 종목으로 장애물 경기(Obstacle discipline)를 채택했다.
대한근대5종연맹은 올해부터 각종 국내 대회에 장애물 경기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올해 전국체전에서도 처음으로 열리게 됐다.
장애물 경기는 마치 KBS의 과거 예능 프로그램 '출발 드림팀' 혹은 넷플릭스의 '피지컬: 100'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신호에 맞춰 출발해 약 60∼70m 거리에 일렬로 늘어선 여덟 가지 장애물을 차례로 통과하고, 골인 지점에 있는 종료 버저를 누르면 경기가 종료된다.
도착 지점까지 소요된 시간이 짧을수록 높은 점수를 얻는 방식이다.
장애물 통과 도중 땅에 떨어진다면 해당 장애물의 출발 지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다만 한 장애물에서 두 번 이상 실패하면 실격돼 0점 처리된다.
UIPM에서 정하는 기본 장애물 6종에, UIPM이 마련한 '장애물 선택 사항'에서 각 대회 주최 측이 장애물 2종을 추가로 선택해 총 8종 장애물을 구성한다.
제1장애물은 '스텝스'다. 마치 징검다리를 건너는 듯한 장애물이다.
제2장애물은 '빅휠'이다. 공중에 달린 철제 바퀴를 잡고 도랑을 건너가야 하는 미션이다.
제3장애물로는 '오버-언더'가 설치됐다.
UIPM은 제3장애물 선택 사항으로 1.5m 월, 오버-언더, 오버-언더-스루를 제시한다.
연맹이 채택한 오버-언더는 성인 여성 신장과 비슷한 높이(150㎝)의 벽을 맨몸으로 넘은 직후 땅으로부터 70㎝ 띄워 설치된 벽의 아래를 통과해야 한다.
수직 점프로 발끝까지 뛰어올라 벽을 넘기도, 몸을 지면과 평행하게 만들어 측면으로 넘어가기도 하는 등 선수들은 제각기 연구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벽을 통과했다.
제4장애물은 공중에 매달린 5개의 링을 잡고 도랑을 건너는 '링스'다.
밸런스-빔, 자이언트 스텝스, 리스본 스텝스 중 하나가 출제되는 제5장애물로는 균형감을 요구하는 '밸런스-빔'이 설치됐다.
발 하나가 겨우 들어가는 좁은 폭의 빔(평균대)을 빠르게 지나가야 하는 과제다.
언뜻 보면 가장 쉬워 보이기도 하지만, 급한 마음에 실수가 나오는 구간이기도 하다.
실제로 파리 올림픽에서 개인 7위에 올랐던 서창완(국군체육부대)은 이 구간의 마지막 부근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기도 했다.
제6장애물은 '휠스'다. 공중에 매달린 네 개의 바퀴를 잡고 차례로 전진해 도착 지점에 착지해야 한다.
어렸을 적 누구나 학교 운동장이나 집 근처 놀이터에서 해봤을 법한 '구름사다리'도 있다.
공중에 설치된 8개의 철제 바를 차례로 잡고 건너편으로 이동해야 하는 '멍키 바스'가 제7장애물이었다.
제7장애물 역시 UIPM이 제시한 스윙잉 글로브스, 링스, 멍키 바스 중 주최 측이 선택하면 된다.
마지막은 '피니시 월'이다. 3.5m 높이의 가파른 벽을 기어 올라가 정상에 위치한 종료 부저를 누르는 순간, 전광판에는 해당 선수의 완주 시간이 표시된다.
장애물 경기는 남자 일반부 5종 경기에서만 우선 시행됐다.
전국체전에서 첫선을 보인 만큼 개별 장애물 통과 혹은 실패 기준과 심판의 신호 타이밍, 실격 기준 등을 놓고 선수 측의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파리 올림픽을 위해 승마에만 집중했던 '간판' 전웅태(광주광역시청)는 장애물 경기를 치르지 않는 일반부 4종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근대5종연맹은 내년부터 전 부문 대회에 장애물 경기를 적용해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꾀할 계획이다.
특히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장애물 경기 훈련장을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으로, 실현되면 대표팀은 그간 둥지로 삼은 문경 국군체육부대를 떠나 진천선수촌 시대를 열며 2026년 나고야 아시안게임부터 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