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작년엔 왕국이었는데…준PO 4차전서 드러난 LG 불펜진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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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19:00
지난해 KS에선 선발 최원태 ⅓이닝 조기 강판하고도 역전승
올해 준PO 4차전에서는 엔스 흔들릴 때도 머뭇
에르난데스·손주영 불펜 돌리는 고육지책도 한계 드러내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8회말 LG 투수 에르난데스가 역투하고 있다. 2024.10.9 [email protected]
(수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 선발 디트릭 엔스(LG 트윈스)가 4회 들어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LG 더그아웃은 머뭇거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회에 선발 최원태를 마운드에서 내리는 모습과 판이했다.
결과도 달랐다.
LG는 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의 프로야구 2024 KBO 준PO 4차전에서 5-6으로 패했다.
두 번의 장면에서 LG의 약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LG가 3-1로 앞선 4회말 엔스는 첫 타자 강백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때 LG 우익수 홍창기가 공을 더듬어 강백호는 2루에 도달했다.
엔스는 문상철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지만, 황재균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황재균도 송구가 홈을 향하는 사이에 2루까지 내달렸다.
배정대가 우전 안타로 1사 1, 3루 기회를 이어갔고, 오윤석이 엔스의 초구 체인지업을 공략해 1타점 동점 좌전 안타를 쳤다.
LG는 투수 교체를 머뭇거렸고, 엔스가 심우준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던져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에야 엔스를 마운드 위에서 내렸다.
바뀐 투수 김진성이 김민혁을 비거리가 짧은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했지만, 3루 주자 배정대가 적극적인 주루로 홈을 밟아 LG는 3-4 역전을 허용했다.
LG는 타선의 힘으로 5-5 동점을 만들었고, 염 감독은 8회에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투입했다.
에르난데스는 4경기 연속 등판하는 부담 속에서도 2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에르난데스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LG는 점수를 뽑지 못했다.
결국 연장 11회말에 백승현이 주자를 쌓아놓고, 정우영이 2사 만루에서 심우준에게 내야 안타를 맞아 끝내기 점수를 허용했다.
LG 마운드의 현실이 반영된 결과였다.
(수원=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4회말 3대3 1사 만루 LG 선발 엔스가 강판돼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2024.10.9 [email protected]
올해 정규시즌 LG 불펜은 평균자책점 5.21로, 10개 구단 중 6위에 그쳤다.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 1위(3.43)의 위용을 과시했던 LG는 고우석의 미국 진출과 기존 선수들의 부진 등이 겹치며 허리와 뒷문이 헐거워졌다.
염경엽 감독은 준PO를 준비하며, 기존 선발 자원인 에르난데스와 손주영을 뒤로 돌려 불펜 강화를 꾀했다.
에르난데스가 1∼4차전에 모두 등판해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6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손주영이 3차전 조기에 구원 등판해 5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기면서 염 감독의 '보직 이동 전략'은 적중한 듯했다.
하지만, 불펜 강화를 위해 선발 두 명을 뒤로 보내다 보니 '앞'이 불안해졌다.
결국 5일 1차전에서 공 87개(5⅓이닝 5피안타 3실점)를 던진 엔스가 사흘만 쉬고 4차전에 등판했다.
엔스가 4회 급격하게 흔들릴 때도, 염 감독은 투수 교체를 주저했다.
전날 공 64개를 던진 손주영을 쓸 수 없었고, 에르난데스를 조기에 투입하면 중반 이후를 책임질 투수가 없었다.
(수원=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데일리 MVP로 선정된 LG 손주영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0.8 [email protected]
지난해 kt와 맞붙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염 감독은 선발 최원태가 1회에 흔들리자, 5타자만 상대하게 하고서 구원투수를 연이어 투입했다.
최원태가 ⅓이닝(2피안타 2사사구 4실점)만 소화했지만, 이정용(1⅔이닝), 정우영(1⅓이닝), 김진성(⅔이닝), 백승현(⅔이닝), 유영찬(2⅓이닝), 함덕주(1이닝), 고우석(1이닝)이 남은 8⅔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고, LG는 5-4로 역전승했다.
2023년 LG 불펜은 질적, 양적으로 뛰어났다. 염 감독이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올해 LG가 쥔 확실한 불펜 카드는 제한적이다.
에르난데스를 매 경기에 내보내고, 손주영은 선발 투수에 준하는 투구를 했지만 두 투수로만 불펜을 운영할 수는 없다.
고육지책으로 버텼던 LG 불펜이 준PO 4차전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5전3승제의 준PO가 5차전까지 열린다.
LG는 11일 준PO 5차전에서도 에르난데스와 손주영을 믿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