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10년 방치된 경기장 살려…한-태 교류 '프린세스컵' 연 승마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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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1 16:00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쓰인 드림파크 승마장서 프린세스컵 개최
(인천=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이 대회가 양국 가교 구실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에서 프린세스컵을 열었다고 하면 상대도 좋아할 거잖아요."
박서영 대한승마협회장은 1일 한·태 친선 승마 교류전을 겸한 '프린세스컵 코리아 2024'가 열리는 인천 드림파크 승마경기장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31일 시작한 프린세스컵은 본래 매년 태국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유서 깊은 대회다.
대한승마협회는 지난 4월 태국 왕실의 허락을 받아 프린세스컵 개최 권한을 얻어냈다. 우리나라에서 태국 측과 협력을 통해 국제대회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린세스컵 경기가 진행되는 중간에 양국 친선전을 끼워 넣는 식으로 전체 대회 일정을 짰다.
이날까지 이틀간 한국과 태국 선수들의 친선 교류전이 모두 진행됐고, 이제 3일까지 프린세스컵 마장마술 경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교류전 일정이 끝나고 이어진 시상식에서는 타니 쌩랏 주한 태국 대사가 참석해 자국 선수들을 격려했다.
승마협회는 2022년 11월 박 회장 취임 이후 태국 측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태국 대표 에너지 기업 비그림파워를 후원사로 유치해 재정난을 극복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도 비그림파워코리아가 메인 스폰서로 나섰다. 이외 호반산업, GS글로벌, 낙월블루하트까지 4개 회사와 인천광역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태국승마협회가 대회를 후원했다.
대회 장소도 특별히 태국과 인연이 깊은 곳으로 물색했다.
10년 전 드림파크 승마경기장에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승마 경기가 열렸다.
당시 태국의 시리완나와리 나리랏 공주가 마장마술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해 관심을 끈 바 있다.
한국 승마도 당시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 황영식,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 등이 활약했다.
하지만 이 경기장은 아시안게임 이후로는 승마장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사실상 '방치'됐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인천경찰청 기마경찰대가 2015년부터 이 시설을 쓰면서 말을 관리했지만 이렇다 할 대회 장소로 쓰인 적은 없다.
승마협회는 지방자치단체 등 기관과 협력해 드림파크 승마경기장을 국제대회 개최 시설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옛날에 여기서 공주님이 말을 많이 탔다. 뜻깊은 경기를 같이 만들어보자'고 요청했더니 태국 왕실에서 이례적으로 프린세스컵을 열도록 허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흔히 승마를 귀족 스포츠라고 오해한다. 그렇다면 그런 이미지를 아예 끝까지 밀어붙여 태국 공주가 주는 우승컵을 받는 경험을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싶었다"며 "협회와 한국 승마의 이미지를 계속 개선하고 싶다. 국제대회를 더 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