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패럴림픽] 집안싸움 벌인 한국 배드민턴 남자 복식 "처음 붙는 게 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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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9 22:00
남자 복식 정재군-유수영, 최정만-김정준에 A조 예선 경기 승리
(서울=연합뉴스) 유수영(왼쪽)과 정재군이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드민턴 남자 복식 WH1-2 A조 예선에서 최정만-김정준 조와 경기를 치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파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드민턴 남자 복식(스포츠 등급 WH1-2)에서는 총 8개 조가 2개 그룹으로 나눠 출전한다.
이 중 2개 팀이 출전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은 정재군(47·울산중구청)과 유수영(21·한국장애인고용공단), 최정만(45)과 김정준(46·이상 대구도시개발공사)을 앞세워 메달을 노리고 있다.
다만 2개 조가 모두 A조에 묶이면서 조별예선부터 맞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는데, 공교롭게 대회 첫날부터 집안싸움을 벌였다.
첫 대결의 승자는 정재군-유수영 조였다.
정재군-유수영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드민턴 남자 복식 WH1-2 A조 예선에서 최정만-김정준을 세트 스코어 2-0(21-14 21-13)으로 물리쳤다.
1세트는 정재군, 유수영이 초반부터 앞서나가며 기선을 잡았다.
2세트는 12-12까지 팽팽하게 맞서다가 정재군, 유수영이 4연속 득점으로 승기를 잡더니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유수영은 "파트너(정재군)가 잘 버텨준 덕분"이라고 고마워했다. 김정준은 "(유)수영이가 워낙 잘하더라"라며 박수를 보냈다.
부담스러운 집안싸움을 벌였지만, 한국 배드민턴 선수 4명은 '시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함께 본선에 진출해 결선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정만은 "차라리 처음부터 붙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메달 결정전이 아닌 상황에서 만나 다행이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영은 "서로 다른 조였다면 '지면 패하는' 본선에서 맞붙게 되지 않았겠는가"라고 밝혔다.
정재군 또한 "우리나라 두 팀 모두 (본선에) 올라갈 것"이라며 "누가 1, 2위를 하느냐가 문제"라고 자신했다.
(서울=연합뉴스) 유수영-정재군 조(아래)와 최정만-김정준 조(위)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드민턴 남자 복식 WH1-2 A조 예선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경쟁 상대가 됐지만, 이들 4명은 서로에게 든든한 조력자다.
좋은 스파링 상대가 돼주는 것은 물론,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최정만은 "(정재군, 유수영과) 대회 전에도 연습경기를 많이 해 긴장감이 크지 않았다"며 "승패를 떠나서 컨디션을 찾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20년 도쿄 대회에 이어 두 번째 패럴림픽에 나선 김정준은 패럴림픽 출전이 처음인 다른 3명을 향해 "모두 긴장하지 말고 차분하게 잘해서 금메달을 따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이날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4명은 화기애애하게 함께 인터뷰했다.
파트너 정재군보다 26살 어린 유수영은 '배드민턴 대표팀의 남자 선수 중 최고령과 최연소 선수가 한 조를 이뤘다'는 취재진의 말에 "부정적 의미는 아니지만, 세대 차이도 있긴 하다"고 농담한 뒤 "(정)재군이 형의 말투에서 세대 차이를 느끼곤 하지만, 최신 노래도 많이 듣는 데다 젊게 사신다. (나이 차이가 나도) 우린 잘 지낸다"며 웃었다.
유수영-정재군, 최정만-김정준 조 모두 메달을 향해 뛴다.
유수영은 "(남은 경기에서) 무조건 전승을 할 것"이라고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김정준은 "대회가 끝나는 날까지 계속 경기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정만도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서 무조건 이기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