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올림픽] 하산, 여자마라톤 우승으로 '위대한 도전' 완성…금1·동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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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1 19:00
사상 최초로 5,000m·10,000m·마라톤 동반 출전
(파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시판 하산(31·네덜란드)이 위대한 도전을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로 마무리했다.
하산은 1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시청을 출발해 베르사유 궁전을 거쳐 앵발리드로 들어오는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마라톤 42.195㎞를 2시간22분55초에 달렸다.
티키 겔라나(에티오피아)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세운 2시간23분07초를 12초 앞당긴 올림픽 신기록이다.
이날 하산은 티지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와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다.
결승점 500m를 앞두고는 하산과 겔레나가 '단거리 선수'처럼 속력을 높였다.
승자는 하산이었다.
아세파는 2시간22분58초로 2위에 올랐다.
트랙 장거리 선수에서 마라톤으로 전향한 헬렌 오비리(케냐)가 2시간23분10초로 3위를 차지했다.
하산은 장거리와 마라톤을 병행한다.
'시즌제'로 장거리와 마라톤을 병행하는 선수는 꽤 있지만, 이들은 마라톤에 출전할 때는 장거리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하산은 종합대회인 올림픽에서 여자 5,000m, 10,000m, 마라톤에 출전하는 놀라운 도전을 했다.
5,000m 예선과 결선, 10,000m 결선, 마라톤을 연이어 치르며 하산은 금메달 1개(마라톤)와 동메달 2개(5,000m와 10,000m)를 수확했다.
하산은 놀라운 시도를 하고, 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신인류'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여자 1,500m와 10,000m에서 모두 우승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세계육상선수권 단일 대회에서 중거리 1,500m와 장거리 10,000m를 석권한 건 하산이 처음이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5,000m와 10,000m 금메달,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하산은 도쿄 올림픽 일정을 마치고 "너무 힘들다. 세 종목에 모두 출전하기로 한 내 선택을 후회한다"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그는 중거리 1,500m와 장거리 5,000m, 10,000m에서 동시에 메달을 획득하는 올림픽 육상 역사상 최초 기록을 만들었다.
육상에서 중거리 1,500m와 장거리 5,000m, 10,000m는 '완전히 다른 종목'이다.
하산은 중거리와 장거리에서 모두 세계 최정상급 기록을 만들었다.
(파리 EPA=연합뉴스) 하산이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마라톤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지난해 하산은 또 다른 결심을 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하산은 2023년 4월 런던 마라톤에 출전해 2시간18분33초로 우승했다.
올해 3월에는 도쿄 마라톤에 나서 2시간18분05초(4위)로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하산은 자신의 세 번째 마라톤 경기를 파리 올림픽에서 치렀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네덜란드 선수가 올림픽 여자 마라톤에서 우승한 건 하산이 처음이었다.
하산은 1993년 1월 에티오피아 아다마에서 태어났지만, '살기 위해서' 2008년 고향을 떠났고 난민 신분으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정착했다.
그는 "난민 신분으로 네덜란드에 도착했을 때 정말 끔찍했다. 내게 모든 문이 닫혀 있는 기분이었다"며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밖에 나가서 운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하산은 "학교에 다니면서 '운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영을 하고 싶었지만, 돈이 든다는 말을 들었고, 배구를 하고 싶다고 얘기할 때도 돈이 드는 종목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아픈 기억을 꺼냈다.
난민 출신인 하산에게 열린 종목은 육상이었다.
하산은 "육상은 '무료'였다. 그리고 나는 '육상이 좋다'고 말했다"며 '전설의 시작'을 회상했다.
트랙 위에서 새 이정표를 세운 하산은 파리 올림픽에서 트랙과 도로를 오가며 새역사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