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올림픽] 이은지 "부상 핑계 대지 않겠다…실패를 성장 동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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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2 07:00
"도쿄에 이어 파리에서도 생일 맞아…2028 LA 생일 선물은 결승 진출"
(파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은지가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여자 배영 200m 준결승에서 15위를 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은지(18·방산고)는 일부러 호탕하게 웃으며 아쉬움을 꾹 눌렀다.
장난스러운 표정도 지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두 번이나 올림픽에 출전하고, 두 번의 세계선수권, 한 번의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동안 부쩍 자란 이은지의 마음속에는 '뜨거운 기운'이 올라왔다.
이은지는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여자 배영 200m 준결승에서 2분11초86에 터치패드를 찍어 15위를 찍었다.
예선에서 2분09초88, 전체 10위로 준결승 진출한 이은지는 준결승에서는 예선보다 2초 가까이 느린 기록을 냈다.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던 4월에 당한 발목 부상은 '급격한 체력 저하'의 요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은지는 "올림픽 개막 직전까지 부상 얘기를 꺼내지 않으려 한 건, 내가 '부상 때문에 훈련하기 어려웠으니까'라며 나쁜 결과에도 위안 삼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며 "준결승을 아쉽게 마쳤지만, 지금도 부상을 방패로 삼고 싶지는 않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그는 "발목 부상 탓에 훈련에 지장을 받았던 건 사실이지만, 부상을 당한 것도 결국 내가 몸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며 "준결승에서 체력 문제를 드러낸 건, 훈련 부족이다. '내가 아팠으니까, 안 아플 땐 잘할 거야'라는 생각은 하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더 큰 속내도 드러냈다.
이은지는 "나는 실패도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성장하는 선수"라며 "오늘 준결승에서 느낀 아쉬움과 드러난 문제점들을 발판으로 삼아서 다음 메이저 대회에서는 꼭 결승에 진출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항저우=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6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배영 2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딴 이은지가 역영하고 있다. 2023.9.26 [email protected]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이은지는 배영 100m 20위(1분00초14), 200m 18위(2분11초72)에 머물러 상위 16명이 출전하는 준결승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 준결승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개인 처음으로 예선을 통과했다.
이은지는 "이번에도 예선에서 탈락했으면, 배움이 덜 했을 것이다. 예선보다 준결승에서 훨씬 좋은 기록을 내는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면서 '아, 나도 연구하고 훈련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고 전했다.
이은지는 2021년 도쿄 올림픽, 2022년 부다페스트와 2023년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년 파리 올림픽 등 매년 중요한 국제대회를 치르고 있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메달 5개를 목에 걸었다.
개인종목 배영 100m와 200m에서 3위를 했고, 여자 혼계영 400m 은메달, 여자 계영 800m와 혼성 혼계영 400m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선수가 단일 아시안게임 여자 배영 개인 종목에서 메달 2개 이상을 따낸 건 최윤정·윤희 자매에 이어 이은지가 3번째다.
(항저우=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배영 100m 결승에 출전한 이은지가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2023.9.27 [email protected]
매년 큰 경기를 치르면서, 이은지의 기량도 마음도 성장하고 있다.
마침 이은지의 생일은 7월 23일이다.
중학교 3학년 때 생일은 도쿄 올림픽 개막일이었다.
이번 생일도 파리 올림픽이 개막하기 전이었지만, 이미 파리에 들어와서 맞이했다.
이은지는 "언니, 오빠들이 훈련하기도 바빴을 텐데,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줬다"며 "감동해서 울었다"고 배시시 웃었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은 7월 14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성인이 된 후 처음 맞이하는 '올림픽 선수촌 생일'은 어떨까.
이은지는 "그땐 나 자신에게 결승 진출 티켓을 생일 선물로 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