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팀 K리그 '젊은피' 윤도영 "바르사가 드림팀…에메르송 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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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1 16:00
절친 양민혁엔 "토트넘행 발표 후 변했다…더 시크해지고 어깨 올라가"
유럽 진출 꿈…"피지컬 성장 중…영어 실력이요? 그것도 '성장 중'이예요"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17세의 나이에 K리그 올스타로 선발된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의 윤도영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수비수 에메르송 로얄을 일대일 돌파로 뚫겠다고 호기롭게 선언했다.
윤도영은 3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팀 K리그 인터뷰에서 취재진과 만나 "즐기자는 마음이었는데, 막상 팀에 합류하게 되니 (내 기량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며 토트넘전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2006년생 공격수 윤도영은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은 만 17세 소년이다.
준프로 신분으로 지난 5월부터 K리그 무대를 누비기 시작한 윤도영은 대전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아 10경기에 출장해 2도움을 올렸고, 측면에서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축구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그 결과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과 김은중 수원FC 감독의 선택을 받아 팀 K리그에 합류해 이날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토트넘과의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에 출전하게 됐다.
윤도영은 "이벤트 경기인 만큼 팬들이 즐거워하실 만한 드리블 등 스킬을 선보이겠다"며 "지난해 팀 K리그의 대전 소속 선수 중 안톤과 이창근 형이 잘했고, 당시 팀은 달랐지만 이순민 형이 골을 넣었다. 대전의 기운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토트넘 선수들을 상대로 자신의 기량이 어느 정도까지 통할지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상대로 일대일 돌파를 해보고 싶다"고 했던 윤도영은 로메로가 토트넘의 방한 멤버에서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렇다면 에메르송(을 상대하겠다)"이라며 설렌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승패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은 만큼 시도할 걸 다 해보고 안 되더라도 몸으로 느끼고 도전하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며 "K리그 데뷔골이 아직 없는데, 이번 경기에서 득점한다면 자신감을 얻어 리그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고등학교 3학년인 윤도영은 학교 친구들의 부러움도 한 몸에 받는다.
"친구들이 '손흥민이랑 뛰는 거냐. 멋지다'고 하더라"라고 주변의 반응을 전한 윤도영은 "운 좋게 기회가 온다면 슛을 때리겠다. 세리머니를 준비하긴 했는데, 비밀이다. 토트넘이랑 연관이 있으면서, 다 같이 할 수 있는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윤도영은 내년부터 토트넘 유니폼을 입는 양민혁(강원)과 절친한 사이다.
그는 17세 이하(U-17) 대표팀 때부터 함께 시간을 보내온 양민혁의 '변화'를 고자질했다.
윤도영은 "양민혁이 토트넘 이적이 발표된 이후 조금 달라졌다. 원래 성격이 그렇긴 하지만, 좀 더 시크하고 차가워졌다. 더 틱틱대는 것 같다"며 "어깨도 좀 올라가고, 걸음걸이도 달라진 것 같다"며 웃었다.
"원래부터 나는 민혁이를 잘 챙기는 편이다. 물 마실 때도 하나 더 갖다주고 그랬다"며 자신의 다정한 면모를 강조한 윤도영은 "민혁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이라며 말끝을 흐른 뒤 "나를 좋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양민혁이 먼저 EPL로 떠나게 된 만큼 윤도영 역시 유럽 진출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이번 토트넘과의 친선 경기를 통해 외국 스카우트의 시선이 닿을 수도 있다.
윤도영은 "의식이 안 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를 했다고 해도 아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의연해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국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 윤도영이 25일(현지시간)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대회, 태국과의 8강전에서 후반 공격을 펼치고 있다. 2023.6.26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윤도영의 드림 클럽은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다.
본격적으로 축구를 하기 전, 8살 무렵부터 바르셀로나를 좋아했고, 리오넬 메시(마이애미)를 보고 공을 차기 시작했으며, 축구 인생 내내 바르셀로나만 바라봤다.
바르셀로나 B팀 선수와 강등권 구단 주전 선수 중 어떤 선택지를 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윤도영은 잠시 고민하더니 "강등권 주전"을 선택했다.
윤도영은 "바르셀로나 B팀에서 뛰고 싶어서 바르셀로나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캄프 누에서 뛰고, 1군 주축이 돼서 뛰고 싶다"며 언젠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스페인 무대를 호령할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유럽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조건으로 '피지컬'을 꼽은 윤도영은 "계속 성장 중"이라며 "영어도 공부해야 한다"고 짚었다.
영어 내신 등급에 대한 질문을 받은 윤도영은 잠시 민망한 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영어 성적을 밝히는 대신 "학교 공부는 안 한다. 과외를 받고 있다"고 비밀에 부친 윤도영은 "(피지컬처럼 영어 실력 역시) 성장 중"이라고 둘러댔다.
양민혁, 강주혁(서울) 등이 함께 뛴 U-17 대표팀 시절을 돌아본 윤도영은 "득점이 가장 많던 강주혁이 부상으로 아시안컵에 나서지 못한 이후로는 그래도 내가 1등이었던 것 같다"고 한 뒤 "지금은 당연히 양민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