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올림픽] 돌고 돌아 첫 금메달 따낸 이우석 "마지막발, 엄마 얼굴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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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0 03:00
코로나19에 도쿄행 불발…처음 오른 올림픽 무대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 합작
(파리=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이우석이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에서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2024.7.30 [email protected]
(파리=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마지막발 쏠 때 어머니 얼굴이 되게 많이 떠올랐어요."
이우석(26·코오롱)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우석은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과 함께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우석은 세 선수 중 이날 따낸 금메달을 가장 간절히 원했을 선수다.
이우석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은메달 2개를 따내며 남자 양궁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파리=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4.7.30 [email protected]
올림픽 대표 선수를 뽑는 선발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대회가 미뤄지면서 도쿄행이 불발되는 아픔을 겪었다.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는 것도 어려웠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시 코로나19로 1년 연기됐고, 이우석은 두 번이나 국가대표 선발 절차를 통과한 끝에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었다. 항저우에서는 2관왕에 올랐다.
도쿄행이 좌절된 뒤 이우석은 어머니와 엉엉 울었다고 한다.
이우석은 이번 파리 대회 결승전에서 6발 모두를 10점에 꽂으며 아픈 기억을 지워버렸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공동취재구역으로 들어온 이우석은 "어머니와 같이 울었던 기억을, 이제 이 한 발로 끝낸다는 생각으로 마지막발을 쐈다"고 말했다.
첫 올림픽 무대였지만, 좌절을 여러 번 겪으면서 단단해진 이우석은 8강전 때 한 발을 실수했을 때 말고는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우석은 "결승전 무대에 딱 들어갔는데 오히려 긴장이 안 됐다"면서 "'이거 오늘, 날이구나' '즐기기만 하면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우석은 김우진과 김제덕에게 "내가 10점 쏠게"라고 자신 있게 외쳤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파리=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이우석(오른쪽부터), 김우진, 김제덕이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 시상식에서 메달리스트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7.30 [email protected]
이우석은 소속팀 '코오롱' 자랑을 잊지 않았다.
그는 신고 있던 신발을 가리키며 "이번 대회 앞두고 코오롱에서 처음 만든 양궁화다. 몸에 흔들림이 없어 팀 전체가 기록이 많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부터 함께 해온 김우진과 김제덕에 대해 이우석은 "진짜 가족 같은 존재다. 악착같이, 한 팀이 되기 위해 굉장히 많은 연습을 하면서 가족이 됐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제 세 선수는 개인전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이우석은 김우진과는 4강에서, 김제덕과는 결승에서 만날 수 있다.
이우석은 "난 봐 주지 않는다. 한국 양궁이 그렇지 않나?"라면서 "열심히 올라가서 김우진 선수와 4강에서 만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