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올림픽] 관용의 나라 프랑스에서 야유받은 선수들…'무슨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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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9 11:00
성폭력 전과 선수 첫 경기와 이스라엘 전쟁·인종차별 문제 등이 야유 불러
(파리=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흔히 프랑스를 '관용(톨레랑스)의 나라'라고 부른다.
그런 프랑스에서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팬들의 야유가 집중된 선수들이 있다.
굳이 '톨레랑스'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지구촌 축제'로 불리는 올림픽 관중석에서 경기 내용과 관계없는 심한 야유가 계속되는 장면은 이례적이다.
대개 올림픽 개최국 관중은 자국을 찾은 선수들을 손님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회 개막 사흘째를 맞는 파리 올림픽에서는 경기장을 뒤덮은 야유 사례가 꽤 잦은 편이다.
먼저 네덜란드의 비치발리볼 국가대표 스테번 판더펠더가 첫 경기에 나선 28일(현지시간) 에펠탑 센터코트에서 팬들의 거센 야유가 터져 나왔다.
판더펠더는 2014년 영국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영국 법원에 기소돼 2016년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네덜란드로 송환된 그는 징역 1년을 살고 출소했으며 2018년부터 국제 대회에 출전해 이번 올림픽까지 나왔다.
그의 출전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적인 비판 여론이 들끓었고, 이날 팬들의 야유 속에 첫 경기를 치렀다.
경기에서 이탈리아 조에 1-2로 패한 판더펠더는 경기 후 별도의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네덜란드 대표팀 관계자는 "성범죄에 대한 문제는 스포츠보다 더 중요하지만, 그는 유죄 판결을 받고 형기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세르비아를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른 미국 농구 대표팀 조엘 엠비드를 향해서도 꾸준한 야유가 경기 내내 이어졌다.
2022-2023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엠비드는 범죄와 관련되지는 않았다.
카메룬에서 태어난 그는 이번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카메룬, 프랑스 가운데 하나의 국적을 택해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는데, 지난해 10월 미국 국가대표가 되기로 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팬들은 이번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엠비드가 프랑스 국가대표를 선택하면 빅토르 웸반야마, 뤼디 고베르 등과 함께 탄탄한 골밑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엠비드가 미국 유니폼을 입고 이날 첫 경기를 치르자 엠비드가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로 화답한 것이다.
25일에 열린 이스라엘과 말리의 남자 축구 경기 시작 전에도 야유 소리가 컸다.
이스라엘 국가가 연주되자 야유가 시작됐고, 일부 관중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는 문구가 적힌 상의를 입고 나왔다.
또 같은 날 열린 아르헨티나와 모로코의 남자 축구 경기 때는 아르헨티나 팀에 야유가 집중됐다.
이는 지난 15일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이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한 뒤 선수단 버스 안에서 프랑스 선수들을 비하하는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와 프랑스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축구 대회 결승에서 맞대결한 사이인데, 당시 아르헨티나 팬들이 프랑스 선수들을 조롱하기 위해 만든 노래라는 것이다.
이 노래는 프랑스 선수들이 아프리카 출신이라거나 킬리안 음바페를 공격하는 내용의 가사로 이뤄져 인종 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