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선수들 기 불어넣고 직접 훈련파트너까지…'금메달 회장' 유승민

[에스티비] [올림픽] 선수들 기 불어넣고 직접 훈련파트너까지…'금메달 회장'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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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스포츠뉴스관리자

유승민, 탁구 경기장 방문…"중국도 너희가 들어와서 짜증날거야!"

'펜홀더' 쓰는 혼복 1차전 상대 독일 대비 차원서 라켓 잡고 연습경기

훈련 파트너 나선 '펜홀더' 유승민 회장
훈련 파트너 나선 '펜홀더' 유승민 회장

[촬영=안홍석 기자]

(파리=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야~ 중국 애들도 너희가 들어와서 너무너무 짜증날거야!"

'최악의 대진표'를 받아 든 탁구대표팀에 '금메달 회장님' 유승민(41) 대한탁구협회 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힘을 불어넣었다.

오광헌 여자 감독과 주세혁 남자 감독이 지휘하는 탁구대표팀은 25일 오전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경기장인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선수위원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유 회장이 이날 시간을 쪼개 탁구 경기장을 방문했다.

선수들을 불러 모은 유 회장은 '쫄지 말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힘 있게 던졌다. 전날 진행된 대진 추첨에서 혼합복식과 여자 단체전은 준결승에서, 남자 단체전은 8강에서 '최강' 중국을 만나는 최악의 대진표를 받아 든 터였다.

라켓 잡은 유승민 회장
라켓 잡은 유승민 회장

[촬영=안홍석 기자]

"너희만 중국이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 중국도 부담스러울 거야. 이 올림픽 무대에서는 모든 선수가 준비한 경기력을 다 보여주기 때문에 어차피 누구랑 해도 다 한 포인트 승부라고 생각하면 돼!"

"스스로를 까다롭다고 생각해야 해. 그러면 상대도 여러분을 까다롭고 두렵게 생각할 거야. 자신감 가지고 밀어붙이면 안 되는 게 없어."

유 회장은 올림픽의 마지막 비(非) 중국인 단식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왕하오 현 중국 남자 대표팀 감독을 결승에서 물리치는 쾌거를 이뤘다.

명실상부 세계 탁구의 '레전드'인 유 회장의 메시지와 두툼한 '금일봉'에 선수들의 표정은 확 폈다.

맏언니 전지희(미래에셋증권)가 "금메달 딸 것 같아~"라고 말해 선수들과 코치진, 유 회장 모두 활짝 웃었다.

유 회장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임영규 탁구협회 수석부회장도 "끝나면 상상도 못 할 이벤트를 준비할 테니, 힘내요!"라며 힘을 북돋웠다.

유 회장은 오랜만에 탁구채도 잡았다.

유승민 회장 '종훈아, 금메달 따면 금배지 준다. 갖고싶지?'
유승민 회장 '종훈아, 금메달 따면 금배지 준다. 갖고싶지?'

[촬영=안홍석 기자]

임종훈(한국거래소)-신유빈(대한항공) 복식조를 10여분 정도 상대해줬다. 한국 취재진이 있다고 해서 '보여주기' 식으로 훈련에 나선 게 아니다. 선수들이 유 회장을 '훈련 파트너'로 원했다.

1회전(16강) 상대는 독일의 당치우-니나 미텔함 조다. 당치우는 이제는 사멸되다시피 한 펜홀더 이면타법을 쓰는 선수다.

유 회장은 탁구 역사상 마지막 펜홀더 단식 금메달리스트다. 후배들 입장에서 유 회장은 당치우에 대비하기 위한 최적의 훈련 파트너였던 셈이다.

유 회장은 이후에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후배들의 훈련을 거의 끝까지 지켜봤다.

미즈타니 준과 만난 유승민
미즈타니 준과 만난 유승민

[촬영=안홍석 기자]

지도자들을 향한 '채찍질'도 잊지 않았다.

취재진이 주 감독 주위에 모여들어 대진에 관해 질문하자 유 회장이 다가와 "형, 이겨야지"라고 굳은 표정으로 서늘하게 말했다.

빠른 1980년생인 주 감독은 유 회장보다 세 살 많은 형이다. 둘은 한국 탁구의 마지막 올림픽 메달인 2012년 런던 대회 은메달을 합작한, 둘도 없는 '형 동생' 사이다.

유 회장은 다른 나라 탁구인들 사이에서도 역시 '스타'였다.

2020 도쿄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이며, 방송해설위원으로 파리에 온 일본의 미즈타니 준 등 여러 탁구인들이 유 회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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