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윔블던 테니스 2연패 알카라스, 파리 올림픽 2관왕도 보인다
댓글
0
조회
394
07.15 08:00
나달과 함께 남자 복식도 출전…'빅3'와 비교해도 빠른 우승 속도
스페인은 윔블던·유로 2024 우승 독식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003년생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가 올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휩쓸며 최강자의 자리에 우뚝 섰다.
알카라스는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끝난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를 3-0(6-2 6-2 7-6<7-4>)으로 완파했다.
지난해 결승에서도 조코비치를 물리친 알카라스는 2022년 US오픈, 지난해 윔블던에 이어 올해는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석권해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횟수를 4회로 늘렸다.
이로써 알카라스는 이달 말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도 한층 밝게 했다.
올해 파리 올림픽은 6월 프랑스오픈이 열렸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펼쳐진다.
올해 프랑스오픈 챔피언 알카라스는 자신의 15차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이상급 대회 단식 우승 가운데 절반이 넘는 8번을 클레이코트에서 달성했다.
최근 추세로 보면 파리 올림픽에서 알카라스를 위협할 수 있는 선수는 얀니크 신네르(1위·이탈리아)와 조코비치 정도가 지목된다.
그러나 신네르는 투어 이상급 대회 단식 우승 14번 가운데 클레이코트 우승은 한 번밖에 없다. 올해 프랑스오픈 4강에서 알카라스에게 2-3(6-2 3-6 6-3 4-6 3-6)으로 역전패했다.
조코비치 역시 그동안 프랑스오픈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14일 윔블던 결승에서 볼 수 있었듯이 무릎 상태가 아직 정상이 아니다.
조코비치는 지난달 프랑스오픈 8강전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기권했으며 이후 곧바로 수술받아 윔블던에는 오른쪽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뛰었다.
최근 상승세가 매서운 알카라스는 파리 올림픽에서는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한 조로 남자 복식에도 나갈 예정이기 때문에 단·복식 석권 가능성도 거론된다.
알카라스가 파리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따고, 2025년 1월 호주오픈을 제패하면 20대 초반 나이에 '커리어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4대 메이저와 올림픽에서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골든 그랜드 슬램'을 남자 단식에서 달성한 선수는 앤드리 애거시(미국), 나달 2명이 전부다.
로저 페더러(스위스), 나달, 조코비치 등 최근 20년 가까이 남자 테니스를 주름잡은 '빅3' 선수들과 비교하면 알카라스의 최근 위세를 실감할 수 있다.
메이저 대회 단식 4회 우승을 달성한 나이가 알카라스는 21세로 나달(22세), 페더러(23세), 조코비치(24세)를 모두 앞선다.
또 메이저 대회 단식 4회 우승을 달성할 때까지 소화한 메이저 대회 경기 수는 알카라스 69경기, 페더러 79경기, 나달 81경기, 조코비치 134경기 순이다.
이 시점에 메이저 대회 경기 승률도 알카라스가 85.5%(59승 10패)로 가장 높다. 그다음은 84%(68승 13패)인 나달이다.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전 전적 4전 전승도 페더러에 이어 알카라스가 두 번째로 달성한 기록이다. 페더러는 7전 전승까지 연승 행진을 이어갔었다.
알카라스는 윔블던 우승 후 인터뷰에서 "윔블던 우승은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꿈"이라며 "이렇게 아름다운 코트에서 멋진 트로피를 다시 들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3세트 게임스코어 5-4로 앞선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40-0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을 두고는 "조코비치가 워낙 잘해서 경기를 끝낼 기회를 놓친 고비였는데,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 해에 프랑스오픈, 윔블던 남자 단식을 휩쓴 통산 6번째 선수가 된 그는 "훌륭한 선수들과 비교돼 영광"이라며 "아직 그들과 같은 수준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계속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한 해에 프랑스오픈, 윔블던 남자 단식을 모두 우승한 선수는 로드 레이버(호주), 비에른 보리(스웨덴) 그리고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까지 5명이었다.
이날 알카라스에게 완패한 조코비치 역시 "뭘 더 할 수 없을 정도로 알카라스가 나보다 더 잘한 경기였다"며 "내 서브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고, 다양한 플레이를 통해 점수를 쌓아갔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알카라스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유로 2024 결승전을 어디서 누구와 볼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고, 이때 잠깐 관중석에서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유로 2024 결승은 윔블던 홈 팬들이 응원하는 잉글랜드와 알카라스의 조국인 스페인의 맞대결로 열리게 돼 있었기 때문이다.
알카라스는 "내 일은 끝났고, 축구를 팀원들과 함께 볼 것"이라고 답했는데 결국 스페인이 잉글랜드를 2-1로 물리치고 우승하며 올해 윔블던과 유로 2024 우승컵이 모두 스페인 차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