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한국 농구 에이스로 떠오른 이정현 "일본 원정, 발전의 계기로"
댓글
0
조회
418
07.09 08:00
일본 상대 26.5점 "하치무라 등 현역 NBA 선수들 결장 아쉽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일본과 남자농구 두 차례 맞대결에서 맹활약한 이정현(25·소노)이 한국 농구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이정현은 지난 5일과 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 국가대표와 친선 경기에서 1차전 27점, 2차전 26점으로 펄펄 날았다.
1차전에서는 3점슛 6개를 적중했고, 경기 종료 14초 전에는 동점을 만드는 미들슛을 터뜨리는 등 85-84 승리에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그동안 서울 삼성의 동명이인 선배 이정현과 구분하기 위해 '작정현'(작은 이정현이라는 의미)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당당히 '에이스' 호칭을 붙여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선수가 됐다.
안준호 남자농구 국가대표 감독도 8일 인천공항 귀국 인터뷰에서 "이정현은 우리나라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에이스"라고 칭찬했다.
이정현은 8일 공항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잘 준비해서 1승 1패로 마무리한 것은 잘한 결과"라며 "경기를 뛰면서 일본과 해볼 만하다는 느낌이 들어 더 자신감을 갖고 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일본은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 랭킹 26위로 50위인 한국보다 위인 데다 이달 말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기 때문에 1, 2차전 모두 일본이 크게 이길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나라는 KBL 시즌이 끝난 뒤 휴식기 도중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꾸려 4일만 손발을 맞추고 나간 터였다.
일본은 현역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인 하치무라 루이(LA 레이커스), 와타나베 유타(멤피스)가 두 경기 모두 결장했지만 귀화 선수 조시 호킨슨과 가와무라 유키, 히에지마 마코토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부분 뛰었다.
(서울=연합뉴스) 5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컵 1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한국 농구 대표팀이정현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일본을 85대84로 이겼다. 2024.7.5 [일본농구협회(JBA)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mail protected]
이정현은 "선수들 몸 상태가 그렇게 좋지 못했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팀워크를 강조하셨고, 선수들도 주장인 (변)준형이 형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며 "비슷한 나이대 선수들끼리 훈련하다 보니 팀 분위기가 너무 밝고, 연습 태도들도 정말 좋았다"고 돌아봤다.
이번 대회에는 변준형(상무)만 1996년생이었고, 남은 11명은 모두 1999년∼2001년생으로 구성됐다.
이정현은 "국제 대회 경험을 하며 발전하는 계기가 됐고, 앞으로 나갈 방향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며 "이제 다시 소속팀 경기에 집중해서 몸을 잘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이정현은 지난 시즌 KBL 정규리그에서 평균 22.8점(국내 1위), 6.6어시스트(1위), 3.4리바운드로 맹활약해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혔으나 팀 성적이 부진해 MVP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는 이번 일본 원정에서 NBA 선수인 하치무라, 와타나베를 직접 상대하지 못한 것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정현은 "NBA 선수들과 한번 붙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그게 큰 경험이 될 수도 있었다"며 "두 선수가 다 뛰지 않아 아쉬웠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번 일본 원정은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일본의 스파링 파트너 역할을 우리가 맡은 격이 됐다.
일본은 2021년 도쿄와 올해 파리 등 올림픽 본선에 2회 연속 진출한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올림픽 본선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정현은 "일본 경기장의 응원 문화나 분위기가 우리나라와는 달랐는데 그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한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됐다"며 "다음 2028년 올림픽에는 우리도 나갈 수 있도록 그런 꿈에 그리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