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유소피 "파리 올림픽에서 빼앗긴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꿈 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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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13:00
아프가니스탄 여자 스프린터 유소피, 파리 올림픽 출전 확정…탈레반은 "인정 못 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아프가니스탄 여자 스프린터 카미야 유소피(28)가 "파리 올림픽에서 빼앗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꿈과 열망을 대변하고 싶다"고 출사표를 올렸다.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을 앞둔 유소피의 다짐은 더 특별하다.
국외에 기반을 둔 아프가니스탄 올림픽위원회는 9일 "여자 3명과 남자 3명 등 총 6명이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얻은 유소피는 이날 호주 올림픽위원회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교육을 포함한 기본적 권리를 박탈당했다. 경기장에도 들어갈 수 없다"며 "자유로운 인간의 권리를 모두 박탈당한 아프가니스탄 여성을 대표해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다. 영광스럽고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전했다.
유소피는 탈레반 정권이 집권한 지 1년 뒤인 2022년 8월 호주로 건너가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100m 경기에 출전했다. 도쿄에서는 아프가니스탄 기수로 나섰다.
도쿄 올림픽이 끝난 직후,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다.
탈레반은 여성 학교 폐쇄, 남성 보호자 없는 여성의 이동 제한, 여성에 대한 공원 및 체육관 출입 금지 등의 조치를 단행했고, 유소피는 2021년 9월 이란으로 탈출했다.
이후 호주 올림픽위원회의 도움으로 2022년 8월에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주했다.
호주 올림픽위원회는 유소피의 훈련을 돕고 있다.
유소피의 코치 존 퀸(호주)은 "유소피는 호주에 도착한 뒤 기술적으로 엄청나게 향상됐다"며 "사실 유소피는 트랙 위, 트랙 밖에서 이미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파리에서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 정권 스포츠국 대변인 아탈 마시와니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파리 올림픽에서 아프가니스탄을 대표하는 선수는 남자 3명뿐"이라며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자 스포츠가 인정되지 않는다. 어떻게 그들을 국가대표라고 부를 수 있는가"라고 유소피의 파리 올림픽 출전을 허락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소피는 아프가니스탄 선수로 파리 올림픽 트랙 위에 설 전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현재 국외 망명 중인 아프가니스탄 올림픽위원회 관계자들이 IOC가 인정하는 유일한 아프가니스탄 대표"라며 "파리 올림픽에 아프가니스탄 선수는 남녀 3명씩, 총 6명이 출전한다. 이런 팀 구성은 아프가니스탄과 전 세계에 좋은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유소피의 파리 올림픽 출전을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