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파리 올림픽 피스트'에 소리도 재현…펜싱대표팀 '실전 리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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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11:00
도쿄 때보다 시설 '업그레이드'…"긴장감·집중도 높이며 도움받아"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빛 찌르기'를 노리는 펜싱 대표팀이 실전 경기장과 비슷한 환경을 구현해 막바지 담금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일 대한펜싱협회에 따르면 펜싱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진천 선수촌 농구장에 파리 올림픽 규격에 맞춰 설치된 피스트에서 훈련하고 있다.
농구장 안에는 메인 피스트 하나와 그 주변에 4개의 피스트가 배치됐다.
이는 실제 국제대회 때 펜싱 경기장과 같은 구조다.
펜싱 국제대회에서는 경기장 한가운데 하나의 메인 피스트가 바닥보다 높이 있고, 주변 바닥에 파란색이나 노란색 등 각기 다른 색으로 표시된 4개의 작은 피스트가 설치된다.
경기 수가 많은 토너먼트 초반엔 4개의 피스트에서 동시간대에 여러 경기가 나눠서 진행되며, '메달 색깔' 싸움이 벌어지는 준결승전부터는 시선이 집중되도록 메인 피스트에서 한 경기씩 펼쳐진다.
펜싱 대표팀은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처음으로 진천에 실전 대비용 피스트를 마련한 적이 있는데, 당시엔 메인 피스트만 설치됐다가 이번엔 작은 피스트도 추가돼 실전 경기장에 더 가까운 형태가 됐다.
농구장 벽면과 피스트 주변엔 파란 바탕에 파리 올림픽 엠블럼이 도배돼 올림픽 경기장 분위기를 물씬 자아냈다.
펜싱협회는 대한체육회의 지원을 포함해 5천여만원을 들여 이 시설을 만들었다. 체육회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을 위해 프랑스 측과 맺은 업무협약(MOU)의 담당자를 통해 관련 정보를 확보해 활용했다.
단체전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여자 에페 대표팀의 구교동 코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지시간에 맞춰 오후와 야간에 주로 이곳에서 훈련하고 있다. 결승이 야간에 열리기에 단체전 출전 종목 위주로 날짜를 배분해 야간 연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이곳에서 '입장'부터 실전처럼 연습하고 있다. 음악이나 환호성 등 음향도 재현하며 최대한 실제 경기장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심판을 초청해 경기를 진행하기도 한다.
구 코치는 "올림픽은 경험해 본 선수에게도 긴장감이 큰 무대다. 이런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안 해보는 것은 다르다"면서 "올림픽에 나가본 선수들에겐 경험을 바탕으로 세밀하게 루틴을 가다듬을 기회고, 처음 출전하는 선수들에겐 분위기 적응과 체험에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제 준비는 90% 이상 됐다. 마지막 단계에선 선수 개인의 장점을 더 꼼꼼히 분석해 훈련하며 준비하고, 심리적인 부분 등을 잡아주면 크게 문제가 없을 거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단체전 3연패에 도전하는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맏형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은 "도쿄 때보다 퀄리티가 좋아지고, 더 올림픽 결승 무대처럼 꾸며져 확실히 도움을 받고 있다. 집중도와 긴장감이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구본길은 "선수들이 실전에서 자신의 동작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느냐는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데, 특히 잘 풀리지 않는 상황을 풀어나갈 때 이런 연습이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그런 상황이 있었는데, 연습에서 잘 풀어나간 것을 되새기면서 이겨내 결국 단체전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면서 "선수들끼리도 '그때 그 느낌 같지 않냐'는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파리 올림픽 펜싱 경기는 개회식 다음 날인 이달 27일(현지시간)부터 파리의 역사적인 건축물이자 박물관인 그랑팔레에서 열린다.
펜싱 대표팀은 20일 출국해 대한체육회가 프랑스에 마련한 사전캠프에서 현지 적응을 비롯한 준비를 완성할 계획인데, 올림픽 경기장과 같은 피스트가 설치돼 대표팀의 '금빛 담금질' 완성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