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더 이상 생존왕은 없다…기적 없는 인천, 2025시즌은 K리그2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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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 19:00
'유일하게 강등되지 않은 시민구단' 타이틀도 반납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생존왕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인천의 2024시즌은 '새드 엔딩'으로 끝났다.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7라운드 홈 경기에서 인천은 대전하나시티즌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같은 시간 전북 현대가 대구FC를 3-1로 꺾었다.
11위 대구(승점 40)와 12위 인천(승점 36)의 격차는 승점 4다.
38라운드 최종전 결과와 관계 없이 최하위를 확정한 인천은 다음 시즌 K리그2로 자동 강등된다.
인천이 K리그2로 떨어진 건 2013년 승강제가 도입된 이래 처음이다.
K리그1 하위권을 전전하면서도 끈질기게 강등만은 피하면서 그간 잔류왕, 생존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인천이었다.
시민구단 중 유일하게 K리그2로 강등된 적이 없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2024년 11월 10일, '인천은 나의 자존심'을 목청껏 불렀던 팬들은 경기 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다.
인천의 '잔류 DNA'는 이날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서울=연합뉴스) 2002년 한일 월드컵 영웅인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췌장암 투병 끝에 7일 숨졌다. 향년 50세. 인천 구단에 따르면 유 전 감독은 이날 오후 7시께 서울 아산병원에서 사망했다. 유 전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사진은 2019년 11월 30일 경남 창원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경남FC-인천유나이티드 경기에서 무승부로 1부 리그 잔류를 확정한 뒤 코칭스태프와 포옹하는 유상철. 2021.6.7 [연합뉴스 자료사진] [email protected]
인천은 '생존왕'의 대명사였다.
승강제가 실시된 2013시즌 이후 주로 하위권을 맴돌던 인천은 매번 잔류를 걱정하는 처지였다.
강등될 듯하다가도 시즌 막판이면 늘 '불꽃 투혼'을 선보이며 K리그1에서 끈질기게 버텨온 지난 10여년이었다.
특히 2019년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잔류 동화를 썼다.
5월 부임한 고(故) 유상철 감독이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11월 전해졌다.
K리그1 11위가 K리그2 구단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K리그1 12위가 K리그2로 자동 강등되는 시스템이었다.
당시 10위 인천은 11위 경남FC, 12위 제주 유나이티드에 각각 승점 1, 3 차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이었고 한 경기만 삐끗해도 강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었다.
유 감독은 병마와 싸우면서도 피치에 섰고, 선수들은 더욱 똘똘 뭉쳤다.
유 감독과 인천은 마지막 두 경기에서 1승 1무를 거둬 10위로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1부리그 잔류'라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킨 유 감독이었지만 병마와 싸워 이기겠다는 약속은 끝내 지키지 못했다.
2020년판 잔류 드라마도 극적이었다.
8월까지 승리 없이 5무 9패만 기록한 최하위 인천은 조성환 신임 감독을 중심으로 팀을 정돈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27라운드로 축소 운영된 시즌, 최하위 인천은 마지막 두 경기인 부산 아이파크전과 FC서울전을 모두 이겨야 했다.
부산을 2-1로 꺾어 불씨를 살린 인천은 최종전에서 서울마저 1-0으로 제압하는 기적을 썼다.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으로 탈꼴찌한 인천은 11위로 생존을 확정했다.
인천은 조성환 체제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도 경험했다.
지난 2년을 강등 걱정 없이 파이널 A에서 보낸 인천은, 오랜만에 마주한 강등권 싸움에서는 끝내 잔류 DNA를 발현하지 못했다.
조성환 감독의 사임도 무의미해졌다.
최영근 감독 체제에서 12경기 3승 2무 7패만 기록한 인천은 다음 시즌을 K리그2에서 보내게 됐다.
인천의 자랑스러운 별명 '생존왕', '잔류왕'은 이젠 과거형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