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3년 전엔 '깜짝 우승'이었나…이탈리아, 굴욕의 유로 16강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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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10:00
스위스 상대로 유효슈팅 1개 그치며 0-2 완패
스팔레티 감독 "10경기밖에 안 치러…선수들 알아가는 과정"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3년 전 우승은 그저 '깜짝 우승'일 뿐이었나….'
유럽의 축구 강국 이탈리아는 최근 월드컵에서 2회 연속으로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때는 플레이오프에서 스웨덴에 패해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4년 뒤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는 2차 예선에서 북마케도니아에 0-1로 충격패해 또 한 번 좌절을 맛봤다.
이렇게 국제무대에서 어려움을 겪어온 이탈리아는 2021년에 열린 유로 2020(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딱 한 번 밝게 빛났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지휘 아래 승승장구하더니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결승전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며 챔피언에 올랐다.
유로 2020 우승의 기억은 거듭된 실패에 상처 입은 이탈리아 팬들이 자국 축구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근거였다.
그런데 그 희망이 30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 2024 16강전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상대는 이탈리아가 31년 동안 한 번도 안 진 스위스였다. 올림피아슈타디온은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가 프랑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장소였다.
그런데도 이탈리아는 스위스에 힘 한번 못 써보고 0-2로 완패했다.
이탈리아가 유효슈팅은 단 1개만 기록하는 무력한 경기를 펼치는 동안 스위스는 전반 37분 레모 프로일러, 후반 1분 루벤 바르가스의 골로 앞서나갔다.
이탈리아가 골대를 두 번 맞추는 불운도 있었지만, 경기력 자체가 문제였다. 스위스의 수비벽에 실금도 내지 못하고 중원에서 공만 돌리는 장면이 반복됐다.
영국 BBC에 따르면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루치아노 스팔레티 이탈리아 감독은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분개한 이탈리아 기자들의 날 선 질문이 이어졌다.
'감독직 유지가 가능하겠느냐'는 말에 스팔레티 감독은 "당연히 나올 법한 질문이니 미안해하지 말라"면서도 "그런 질문으로 바뀔 건 없다. 내가 이 선수들을 뽑았다. 이건 내가 선수들을 알아가는 과정의 일부"라고 대답했다.
스팔레티 감독과 이탈리아의 계약기간은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다.
스팔레티 지난해 8월 선임돼 대회 준비 기간이 1년도 채 되지 않았던 점을 실패의 원인으로 꼽았다.
스팔레티 감독은 2022-2023시즌 나폴리를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끈 명장이다.
만치니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우디아라비아 사령탑으로 옮기면서 스팔레티 감독이 이탈리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스팔레티 감독은 "난 10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는데 이미 압박받고 있다. 팀에 대해 좀 더 잘 알아야 나은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5명의 국가대표가 포진한 인터밀란이 2023-2024시즌 세리에A 우승을 이른 시점에 확정한 게 '독'이 됐을 수도 있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인터밀란이 얼마나 자주 훈련하는지 알고는 있지만, 이 팀이 리그에서 일찍(4월) 우승한 탓에 훈련이 잘 진행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이탈리아가 이번 대회 16강 탈락하면서 전 대회 우승국이 다음 대회 16강에서 탈락하는 '유로 우승팀 징크스'가 3회 연속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