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대전서 황선홍과 재회한 김승대 "10년 전 추억 되살려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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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12:00
'데뷔 시즌' 2013년 황선홍 감독과 포항 우승 합작…2014년엔 신인상
(포항=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황선홍 감독님과 그때 추억을 되살려 봐야죠!"
신인 시절의 김승대(대전)는 화려하게 빛났다.
데뷔 시즌인 2013년 3골 6도움을 올리며 포항 스틸러스의 우승에 한몫했다.
당시 포항 사령탑이었던 황선홍 감독이 시즌 막판 김승대를 최전방 주전 공격수로 밀어 올린 건 '신의 한 수'였다.
황 감독은 김승대의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부수는 절묘한 뒷공간 침투 능력을 높이 샀고, 김승대는 막판 5경기에서 3골 3도움을 몰아치며 믿음에 보답했다.
포항은 6연승을 달리며 울산 현대(현 HD)를 거꾸러뜨리고 역전 우승을 일궜다.
현역 시절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골잡이였던 황 감독의 지도 아래 김승대는 쑥쑥 컸다. 2014년에는 10골 8도움을 올리며 신인상 격인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황 감독과 김승대의 인연은 2015년이 마지막이었다.
(포항=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15일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4 포항 스틸러스와 대전 하나 시티즌의 경기. 대전 황선홍 감독이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향하고 있다. 2024.6.15 [email protected]
황 감독은 FC서울 지휘봉을 잡았고, 중국 무대로 진출한 김승대는 이후 포항, 전북 현대, 강원FC 등에 몸담았다.
K리그를 주름잡았던 사제는 9년 만에 대전에서 다시 만났다.
김승대가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에서 대전으로 이적했고, 황 감독이 지난 3일 강등권으로 추락한 대전의 사령탑에 오르면서 둘은 '한 팀'이 됐다.
15일 황 감독 체제 첫 경기인 포항과의 원정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김승대는 "(감독님과 함께한 첫 시즌 이후) 벌써 11년이 지났는데, 난 그 정도 시간은 안 흐른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감독님과 다시 좋은 길을 걸으면 좋겠다. 예전의 좋은 추억을 좋은 기운으로 다시 만들어 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승대는 여전히 K리그 팀이라면 어디서든 탐내는 공격수다. 그러나 신인 시절의 파괴력을 다시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황 감독도 우승 시즌의 지도력을 다시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4월에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에 출격했다가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참사'를 일으켰다.
포항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둬 승점 1을 따낸 대전은 여전히 10위다.
스승과 제자는 말 그대로 '밑바닥'에서 다시 만났다.
황 감독은 김승대 활용법을 가장 잘 아는 지도자다. 그가 가장 믿는 대전 공격수는, 누가 뭐래도 김승대일 수밖에 없다.
김승대는 올 시즌 2골 2도움만 올렸다. 대전의 반등을 위해 가장 많이 애써줘야 할 선수 또한 김승대다.
김승대는 "감독님이 선수들 장단점을 아직 다 파악 못 하셨을 것"이라면서 "나를 잘 알아주시다 보니 연습할 때 나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많이 주신다. 주변 선수들과 잘 맞추면 감독님이 나를 활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항=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15일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4 포항 스틸러스와 대전 하나 시티즌의 경기. 대전 김승대가 부상을 입고 응급 카트에 실려 나가고 있다. 2024.6.15 [email protected]
이어 "새 감독이 오면 잘 적응하는 선수도, 못하는 선수도 있게 마련인데, 그 사이에서 팀의 연결고리 역할도 해야 한다. 분위기가 팀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가게끔 내가 잡아나가겠다"며 '고참'의 역할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시작이 좋지만은 않다. 김승대는 포항전 후반전 종아리 근육에 이상을 느껴 교체됐다.
김승대는 "종아리에서 이상한 느낌이 올라왔다. 다리에 힘을 주니까 뭔가가 올라오는 느낌이었다"면서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봐야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