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이틀 동안 26오버파 치고도 "행복하다"는 45세 우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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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4 19:00
(음성=연합뉴스) 권훈 기자 = "기권이요? 생각은 했지만 어떻게 나온 대횐데…"
14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DB그룹 한국여자오픈 골프 대회 2라운드에서 우선화는 9오버파 81타를 쳤다.
전날 17오버파 89타에 이어 2라운드 합계 26오버파 170타를 적어낸 우선화는 2라운드를 모두 치른 114명 가운데 114위로 컷 탈락했다.
하지만 우선화는 속상한 기색보다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선화에게 한국 여자 골프 최고 권위의 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 출전한 건 불가능해 보이던 꿈이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화는 지난 3월 만 45세를 넘겼다.
만 40세 이상 선수만 출전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스투어에서 뛰고 있는 우선화는 늦깎이 프로 선수다.
헬스 트레이너를 하다가 28세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한번 쳐보라고 지인이 건넨 골프채를 휘둘러본 우선화는 금세 골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점프투어를 통해 2014년 KLPGA 정회원 자격을 땄다. 35살 때다.
그때부터 한해도 빠지지 않고 KLPGA투어 시드전에 도전했다. 한번 빼곤 모두 예선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프로 골퍼'의 꿈은 접지 않았다.
2017년 챔피언스 투어에 뛰어든 우선화는 2022년 준우승 두 번, 2023년 준우승 세 번, 그리고 올해도 준우승 한 번 등 모두 여섯 번 준우승을 차지하며 챔피언스 투어 강자로 우뚝 섰다.
KLPGA 챔피언스 투어 상금랭킹 5위 이내에 들면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출전권을 준다.
하지만 웬만한 챔피언스 투어 선수는 출전을 고사한다.
나가봤자 컷 탈락이 예정된 수순인 데다 힘만 들고 망신스러운 스코어가 겁나기 때문이다.
우선화는 "1부투어 대회에 나가보는 게 꿈이니 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작년에도 우선회는 이 대회에 출전했다. 합계 15오버파 157타로 컷 탈락했지만 우선화는 올해도 출전권이 주어지자 주저 없이 출전했다.
그는 "내년에도 기회가 오면 나오겠다"고 말했다.
"최정상급 선수들과 언제 내가 겨뤄보겠냐"는 우선화는 "내년에는 더 준비를 잘해서 컷을 통과하고 싶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워낙 힘이 좋아 드라이버로 230야드는 거뜬하게 보내는 우선화는 "이런 코스에서 아이언으로 그린에 볼을 척척 올리는 선수들이 엄청 부러웠다"고 밝혔다.
올해 챔피언스 투어 3경기에서 평균타수 69타를 찍은 우선화는 "코스 세팅 자체가 다르다"고 혀를 내둘렀다.
우선화는 "사실 1라운드 9번 홀까지 치고 기권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우선화는 "어떻게 잡은 출전 기회인데 끝까지 해보자고 마음을 다잡다 보니 2라운드까지 치게 됐다"며 웃었다.
이날 12명의 선수가 기권했다.
'프로 골퍼' 우선화의 목표는 여전히 1부투어, 즉 KLPGA투어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그는 "대회를 못 뛰어도 상관없으니 KLPGA투어 시드를 한 번이라도 따고 싶다"면서 "힘이 닿는 한 계속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