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천병혁의 야구세상] 출범 43년 초유의 '관중 폭발'…1천만명도 가능하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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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 11:00
매진 경기 이미 지난해 두 배 돌파…이번 주중 100회 매진 달성할 듯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2024년 프로야구는 흥행이라는 측면에서 그야말로 경이로운 모습이다.
개막전부터 매진 경기가 속출하더니 반환점이 가까운 시점까지 관중 증가세가 폭발적이다.
페넌트레이스 총 720경기 중 44.4%인 320경기를 치른 10일 현재 467만9천967명이 입장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나 증가했다.
경기당 평균 관중은 역대 최다인 1만4천625명으로 단순 수치만 계산하면 올 시즌 총관중이 1천53만명에 이르게 된다.
KBO리그에서는 2016∼2018년과 2023년 네 차례 800만 관중을 돌파한 적이 있지만 900만명조차 달성한 적이 없다.
올 시즌 특히 눈길을 끄는 수치는 매진 경기 수다.
입장권이 모두 팔려 매진된 경기가 지난주까지 역대 최다인 98경기에 이르러 이번 주중 최초로 100경기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 구단별 매진 경기 수
구단 | LG | kt | SSG | NC | 두산 | KIA | 롯데 | 삼성 | 한화 | 키움 | 합계 |
매진 | 8 | 5 | 4 | 5 | 15 | 16 | 7 | 10 | 24 | 4 | 98 |
지난 시즌 총매진 경기인 46경기를 이미 두 배 이상 넘어섰고 역대 최다 매진을 기록했던 2015년의 68회와 비교해도 올 시즌 매진 행진은 기적처럼 여겨진다.
구단별로는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한화가 24경기 매진을 달성하며 전체 1위다.
KIA 타이거즈 16경기, 두산 베어스 15경기, 삼성 라이온즈 10경기로 뒤를 잇고 있다.
이런 흥행 태풍을 예상한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물러가고 지난 시즌에 5년 만의 800만 관중을 달성한 프로야구는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팬들이 입장하면 성공이라는 전망이었다.
KBO의 마케팅 전담 자사회인 KBOP는 매년 실시하는 팬 성향 조사 등을 통해 올 시즌 폭발적인 관중 증가세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시즌 중이라 아직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KBOP 관계자는 ▲ 소셜미디어(SNS)를 즐기는 젊은 세대의 직관 문화 ▲ 10개 구단의 전력 평준화 ▲ KBO와 10개 구단 유튜브 활성화와 OTT 전 경기 중계로 팬 확대 ▲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 등을 통한 심판 불신 해소 ▲ 대표팀 세대교체로 젊은 스타 발굴 ▲ 광주·대구·창원 등 신축 구장 건립 등이 관중 증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만난 허구연 KBO 총재는 "무엇보다 MZ 세대와 여성 팬이 증가한 것이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KBO는 이처럼 다양한 분석을 하고 있지만 사실 똑 부러지는 결론은 없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올해 프로야구 흥행 태풍의 방아쇠는 한화의 '보살 팬'들이 당겼다는 점이다.
만년 꼴찌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한화 팬들은 류현진이 11년 만에 복귀하는 등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홈 개막전부터 16경기 연속 매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화는 초반 한때 1위에 올랐다고 최하위까지 추락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다 사령탑이 교체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팬들은 뜨거운 애정을 보이며 대전구장을 찾고 있다.
매진 기록 2∼4위인 KIA와 두산, 삼성의 공통점은 지난해보다 성적이 크게 향상됐다는 사실이다.
두 달 이상 1위를 달리다 최근 2위로 내려온 KIA는 관중 증가율이 무려 71%로 1위에 올라 한화와 함께 흥행 돌풍의 쌍두마차로 뛰고 있다.
NC 다이노스는 최근 팀 성적이 6위로 추락했지만, 초반 선전을 펼친 덕에 관중 증가율 60%로 KIA에 이어 두 번째다.
결국 연고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으는 가장 큰 원동력은 팀 성적이다.
그다음에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신나는 응원 문화와 깨끗한 경기장 환경 등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KBO와 10개 구단은 프로야구 출범 43년 만에 찾아온 역대 최고의 '관중 폭발'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