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역대 최고 성적에도 마무리캠프 참가…강승호 "꾸준하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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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08:00
이승엽 감독 "3∼4월 강승호는 김도영급이었는데…중반부터 기복"
(이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강승호(30·두산 베어스)는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도 마무리 캠프에 참여했다.
시즌 초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데다 단점을 고치고 싶다는 의욕이 커졌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두산이 마무리 캠프를 이어간 6일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강승호가 올해 자신의 최고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며 "시즌 초에는 2024년 KBO리그 최고 타자였던 김도영(KIA 타이거즈) 못지않았다. 그런데 중반부터 기복을 보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 감독은 "강승호가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마무리 캠프에 합류했다"며 "강승호는 단체 훈련도 하지만 개인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다. 내년에는 기복 없는 강승호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24년에 강승호는 타율 0.280(521타수 146안타), 18홈런, 8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4를 올렸다.
타율, 안타, 홈런, 타점, OPS 모두 최고 기록이었다.
하지만, 강승호와 이 감독 모두 아쉬움을 느끼며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 3∼4월에 강승호는 33경기에서 타율 0.333, 7홈런, 23타점, OPS 0.956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5∼6월 OPS는 0.754로 떨어졌고, 7월 이후에도 OPS는 0.754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끝난 뒤 두산 강승호가 팬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9.24 [email protected]
강승호는 '체력 관리'를 시즌 중반 이후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그는 "시즌 초 성적이 좋을 때는 배트 스피드가 괜찮아서 공을 앞에서 때렸다. 장타가 많이 나온 이유"라며 "이후 체력이 떨어지면서 공을 때리는 지점이 뒤로 밀렸다. 더 빨리 타격하려다가 삼진이 늘어나는 악영향도 있었다. 기온이 떨어진 뒤에도 좋았던 때의 모습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곱씹었다.
"한 시즌에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유지하려면 체력 관리가 필수라는 걸 깨달았다"는 강승호는 "체력이 떨어졌을 때 삼진도 늘었다.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영수 타격코치님의 여러 조언을 들으면서 '긴 시즌'을 일찌감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즌 중에도 강승호는 부진에 빠졌을 때 여기저기서 조언을 구했다.
'KBO리그 통산 안타 2위' 박용택 KBSN 해설위원에게도 "타격감이 떨어졌을 때, 좋았던 때의 모습을 빨리 되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묻기도 했다.
박 위원은 "타격감이 떨어지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신체 상태도 달라졌기 때문에 안 좋았을 때, 좋았을 때의 모습을 바로 찾을 수 없다"며 "현재 몸 상태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강승호는 "박용택 선배의 조언을 듣고 슬럼프 기간을 줄이려면 더 많이 연구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떠올렸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말 2사 2루 두산 강승호가 투런 홈런을 쳐내고 있다. 2024.9.24 [email protected]
타격 성적은 시즌 초에 더 좋았지만, 오히려 수비는 후반기에 더 안정됐다.
강승호는 "전반기에 실책 11개를 범하면서 '이러다가 실책 30개 채우는 건 아닐까'라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후반기에는 실책을 2개로 줄였다"며 "실책 때문에 정말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조성환 수비 코치님이 도와주셔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았다"고 고마워했다.
2024시즌 강승호는 공수에서 희로애락을 모두 겪었다.
강승호는 "힘들었지만, 배운 게 많은 시즌"이라고 했다.
올 시즌 마지막 아픈 기억은 새로운 동기부여도 됐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 1, 2차전에서 모두 패해 'KBO리그 최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뚫지 못한 4위 팀'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강승호는 "그날의 아픔을 기억한다.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이 끝났을 때 두 번 다시 그런 경험을 하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여러 이유로 마무리 캠프에 합류한 강승호는 피로감을 느낄 때마다 2024년 아쉬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배트를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