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41세 오승환 vs 22세 정해영…치열한 구원왕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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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16:05
오승환, 세월 잊은 역투…2년 8개월 만에 3연투 세이브까지
오승환, 정해영 부친 정회열 감독과 한솥밥 인연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에서 나오는 신-구 선수들의 경쟁은 언제봐도 즐겁다.
팬들은 베테랑 선수들의 투혼을 보며 감동하고, 젊은 선수들의 패기를 보며 전율을 느낀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도 한국 야구의 역사와 현재가 충돌하고 있다.
살아있는 전설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과 한국 야구의 대들보로 성장한 정해영(22·KIA 타이거즈)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세이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정해영이 독주 체제를 펼치던 구원왕 경쟁은 최근 오승환이 무서운 기세로 따라붙으면서 불이 붙었다.
오승환은 지난 달 30일 키움 히어로즈전과 3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세이브를 거뒀고, 이달 1일 한화전에 다시 등판해 세이브를 추가하며 3연투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오승환이 3연투 세이브를 올린 건 2021년 10월 16일 키움 히어로즈와 더블헤더 2경기, 10월 17일 키움전 이후 2년 8개월 만이었다.
오승환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달 4일 SSG 랜더스전에서 세이브를 추가하며 최근 4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렸다.
정해영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그는 지난 달 24일부터 26일까지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3연전에 모두 등판해 2세이브를 올렸고, 하루 쉰 뒤 등판한 5월 2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달 1일 kt wiz전에서 세이브를 추가했다.
두 선수는 4일 현재 세이브 1개 차로 이 부문 1, 2위를 달리고 있다.
오승환은 1승 2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1.86의 성적을 냈고, 정해영은 2승 1패 17세이브 평균자책점 2.52를 기록 중이다.
19살 차이의 두 선수가 마무리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정해영은 2021년 KIA 주전 구원투수로 성장해 34세이브를 올렸으나 구원왕에 오른 오승환(44세이브)과는 격차를 보였다
이듬해인 2022년엔 정해영이 32개, 오승환이 31개 세이브를 올려 각각 3, 4위에 올랐고, 2023년엔 오승환이 3위, 정해영이 7위를 기록했다.
두 선수의 경쟁은 본인들에게 더욱 뜻깊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마무리 보직에서 잠시 물러나는 등 부침을 겪었고,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에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올 시즌 KBO리그 현역 최고령 투수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정해영은 대선배 오승환과 경쟁 자체가 즐겁다.
정해영은 신인 시절 롤모델을 오승환으로 꼽으며 "표정 관리는 물론 과감한 몸쪽 승부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까마득한 후배 정해영과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그의 부친인 정회열 동원대 야구부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정회열 감독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삼성의 배터리 코치로 활동하며 오승환의 전성기를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