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국제앰네스티, 2034년 월드컵 사우디 개최에 '인권 침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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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12:00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국제앰네스티가 '인권 문제'를 지적하며 사우디아라비아의 2034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에 우려를 표명했다.
앰네스티는 6일(한국시간) 보고서를 내고 FIFA가 2030년과 2034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엄격하고 투명하게 진행해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30년 대회는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의 공동 개최로, 2034년 대회는 사우디의 개최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2034년 대회는 사우디, 호주, 인도네시아가 유치에 뛰어들었는데, 인도네시아와 호주가 차례로 백기를 들며 사우디 개최가 유력해졌고, 지난해 10월에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SNS를 통해 사우디 개최를 '축하'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여성 인권, 언론 탄압 문제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사우디가 축구를 '스포츠 워싱'에 활용한다는 비판이 지속해서 제기되는 가운데 앰네스티도 여기에 동참했다.
앰네스티는 이번 보고서에서 "FIFA가 인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나라의 월드컵 유치를 거부할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포함해 최근 몇 년간 약속해온 개혁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또 "인권이 위태로워지거나 침해될 경우 FIFA는 대회 개최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앰네스티는 "사우디가 끔찍한 인권침해 전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포츠에 투자했다"면서 "(월드컵 준비를 위한 건설 프로그램은) 강제 퇴거와 심각한 노동착취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우디에서는) 여성 팬들이 불공정하고 불균형한 기소의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언론인, 인권 옹호자, 정치 활동가들에 대한 대대적인 체포와 투옥이 있었다"면서 "(월드컵 개최를 위해선) 노동법을 전면적으로 개정하고 부당하게 수감된 활동가와 인권 옹호자들을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39년 대회를 유치한 스페인, 모로코, 포르투갈의 인권 문제도 지적됐다.
앰네스티는 '이주 노동자 착취 위험', '과도한 경찰력 사용', '인종 차별' 등을 들었다.
특히 사우디와 마찬가지로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에 대해서는 "동성애를 범죄로 보고 있다"면서 "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역사는 월드컵이 존엄 혹은 착취, 포용 혹은 차별, 자유 혹은 억압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FIFA의 2030년과 2034년 대회 개최권 부여는 스포츠 단체가 내리는 가장 중대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