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양의지 "300홈런은 최소한의 목표"…이승엽·박흥식은 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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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12:00
이승엽 감독 "양의지는 보면 볼수록 좋은 타자"
박흥식 코치 "KBO리그 우타자 중 타격 기술 최고"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박흥식(62)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는 7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양의지(36)에게 "똑딱이 4번 타자"라고 농담을 던졌다.
양의지는 씩 웃으며 "코치님, 오늘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후 두산 팬들의 웃음을 자아낸 장면이 나왔다.
양의지는 7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회 결승 솔로포, 3회 추가점을 만드는 솔로 홈런을 연이어 쳤다.
방송 중계 화면에 박흥식 코치가 입을 벌리고 놀라는 장면이 잡혔다.
8일 고척돔에서 만난 박 코치는 "살짝 자극을 줬더니 진짜 치더라"며 "사실 양의지에게는 매일 놀란다. 양의지는 KBO리그 우타자 중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갖췄다"고 말하며, 7일 경기 전 양의지와 나눈 짧은 대화를 소개했다.
양의지는 4월 26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열흘 넘게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박 코치는 "양의지 타율(8일 현재 0.336)을 보라. 홈런이 나오지 않아도, 팀 공격력에 큰 힘을 보태는 선수"라며 "그래도 4번 타자니까 홈런 한 방 치라고 농담을 던졌는데 진짜 쳤다. 기분 좋아서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양의지는 11일 만에 홈런 두 개를 추가하면서 개인 통산 홈런을 251개로 늘렸다.
250홈런은 KBO리그 역대 21번째이자, 포수로 한정하면 강민호(삼성 라이온즈·321홈런)와 박경완(전 SK 와이번스·314홈런), 이만수(전 삼성·252홈런)에 이은 4번째다.
'포수로 출전한 경기 홈런'으로 범위를 좁히면 강민호와 박경완(이상 306개)에 이어 206홈런으로 3위다.
양의지는 7일 경기 뒤 "은퇴 전까지 300홈런 치는 게 목표다. 그 기록에 조금이라도 다가가서 기분은 좋다. (구장이 큰) 잠실을 홈으로 써서 스트레스가 좀 있는데, 최대한 노력해서 은퇴까지 생각했던 목표를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2023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4+2년 계약을 하며, 2028년까지 뛸 환경을 만들고 여전히 매서운 타격감을 뽐내는 양의지에게는 '소박한 목표'다.
8일에 다시 만난 양의지는 "300홈런은 '최소한의 목표'다. 7일 경기 뒤 인터뷰에서 '최소한'을 빼먹었다"며 "일단 300홈런을 치고, 다음 목표를 세워 도전하겠다"고 했다.
KBO리그에서 300홈런 이상을 친 타자는 15명뿐이다.
양의지에게 홈런을 허용한 투수들은 "대충 휘두르는 것 같은데 타구가 멀리 날아간다. 그래서 더 화날 때가 있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양의지의 '무심한 듯한 스윙'은 훈련과 재능의 집합체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린 이승엽 두산 감독은 "배트를 세게 휘두른다고 타구가 멀리 가는 게 아니다. 양의지는 배트 중심에 공을 맞히고, 원심력을 활용해 공을 멀리 보낸다"며 "보면 볼수록 좋은 타자"라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이 현역 시절 '은사'로 모신 박흥식 수석 코치는 "양의지의 군더더기 없는 스윙은 '타자의 교본'이다. 공과 배트가 닿는 면을 넓히고, 적절한 배트 각도로 공을 띄운다"며 "유연성을 타고났고, 배트 스피드, 타격 자세 등을 훈련으로 완성했다. 이미 우타자 중 최고 기량을 갖췄고, 앞으로도 좋은 기량을 유지할 것"이라고 감탄사를 섞으며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