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천병혁의 야구세상] 매시즌 반복되는 '본헤드 플레이'…최소한 규칙은 알고 뛰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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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11:00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흔히 말하는 '본헤드 플레이(Bonehead play)'는 야구 기록상 실책이 아니다.
평범한 공을 빠트리는 등 운동 능력상의 실수는 공식적으로 책임 소재를 따지지만, 판단 착오나 규칙을 잘 몰라 저지른 멍청한 플레이는 논외로 친다.
하지만 때로는 본헤드 플레이가 실책 못지않게 치명적인 결과를 안기기에 지켜보는 사람들의 복장이 터진다.
더욱 답답한 것은 매 시즌 비슷한 본헤드 플레이가 반복된다는 사실이다.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도 선수들의 '멍청한 실수'는 어김없이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는 협살에 걸린 NC 박민우가 최선을 다해 주루했지만, 규칙을 제대로 몰라 더블아웃됐다.
3루와 홈 사이에서 협살에 걸린 박민우는 태그를 피해 열심히 오가며 시간을 끌었고 뒷주자들에게 한 베이스씩 더 오라고 손짓까지 보냈다.
그런데 박민우는 뒷주자 손아섭이 도착한 3루에 자신도 귀루해 같이 베이스를 밟았다.
이때 LG 투수 케이시 켈리가 박민우와 손아섭을 차례로 태그했는데 야구 규칙 5.06 (a)에는 '두 주자가 같이 베이스에 닿고 있다면 앞 주자에게 권리가 있고 뒷주자는 태그 아웃당한다'고 명시됐다.
하지만 박민우는 먼저 태그 당한 자신이 아웃됐다고 생각했는지 베이스를 떠나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탓에 손아섭과 더블 아웃이 선언되고 말았다.
앞서 지난달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에서 포수가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을 착각해 승부가 뒤집어지는 빌미를 제공했다.
LG가 1-5로 뒤진 5회말 1사 2루에서 신민재가 삼진을 당하는 순간 KIA 포수 김태군이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떨어뜨렸다.
공을 다시 잡은 김태군이 신민재를 태그하거나 1루에 던졌다면 바로 아웃이 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태군은 1루수가 아닌 투수에게 공을 던졌고 이 순간 신민재는 재빨리 1루로 뛰어 살았다.
상황이 꼬이면서 5회에만 3실점 한 KIA는 끝내 6-7로 역전패했다.
야구 규칙이 다른 종목에 비해 복잡한 것은 사실이다.
평생 야구를 한 감독이나 심판들도 100% 숙지하지 못해 가끔 헷갈리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베이스 동시 점유 시 우선순위나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등은 경기에서 자주 발생하는 상황으로 선수들도 그동안 여러 차례 겪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매 시즌 선수는 다르지만, 비슷한 본헤드 플레이가 되풀이되고 있다.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은 국내 선수들보다 규칙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국인 선수들은 학창 시절이나 마이너리그에서 야구를 배울 당시 복잡한 상황이 발생하면 코치가 규칙을 통해 정확하게 설명해 준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내 선수 중 학창 시절 코치에게 야구 규칙을 배우거나 혼자라도 공부했다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야구가 직업인 프로선수라면 지금이라도 규칙을 제대로 익히는 게 남은 선수 생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