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야구를 잘할 수 있다면…손아섭, 회사원 친구에게도 조언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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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08:00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기록 앞둔 손아섭, 못 말리는 근성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36)은 집요한 선수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단내나는 훈련은 기본이고 그라운드 밖에서는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한다.
술, 담배는 물론 탄산음료를 멀리하고 단 음식도 먹지 않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평생 야구를 잘하겠다는 간절함 속에 살았다.
2008년 손광민에서 손아섭으로 개명한 이유도 같은 이유였다.
과거 눈의 집중력에 좋다는 이유로 헬멧 창에 양궁 과녁을 붙이고 경기를 치르기도 했고, 배트를 잡는 느낌을 잃지 않기 위해 손잡이에 테이프를 칭칭 감고 타격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이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헬멧 안의 과녁을 보여주고 있다. 2014.5.15 [email protected]
주변에선 '별나다'라는 말이 나왔지만, 손아섭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하루도 야구에 관한 고민을 멈춘 적이 없었다.
슬럼프를 겪을 때면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났다.
손아섭의 이런 성향은 몸에 해를 끼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위염 증세에 시달렸다.
지난해 9월 28일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선 출루한 뒤 1루에서 구토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면서 주변의 걱정을 샀다.
그러나 손아섭의 근성은 꺾이지 않았다. 프로 데뷔 18년 차가 된 올 시즌에도 손아섭은 매일 야구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는 7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야구를 잘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나이, 연차,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수많은 주변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KBO리그 최고의 교타자라는 자존심을 내려놓은 지는 오래다.
그는 "지난 달 슬럼프를 겪었는데, 초등학교 때 함께 야구했던 친구를 불러내 내 문제점을 물어봤다"며 "지금은 회사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나를 잘 아는 친구이기에 문제를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손아섭은 배팅볼을 던지는 불펜 포수들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그는 "배팅볼 투수는 내 타격 폼을 가까이에서 오래 보는 이들"이라며 "실력이 좋고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만이 조언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묻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 순간 필사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온 손아섭은 어느덧 KBO리그 최다 안타 1위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18년 동안 2천8경기에 출전한 손아섭은 7일까지 2천461개의 안타를 기록해 박용택(전 LG 트윈스) 해설위원이 가진 최다 안타(2천504개)에 44개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 2일 LG 트윈스전과 3일 SSG 랜더스전에서 각각 3안타씩을 몰아친 손아섭은 4일 SSG전에서 4안타를 터뜨리는 등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고민은 여전히 많다.
그는 "야구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은퇴하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기록 경신과 관계 없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