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올림픽 불발로 힘들었지만"…서울 골문 무실점으로 지킨 백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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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12:00
시즌 첫 출전서 선방으로 3연패 탈출 견인…"0점대 실점 목표"
(수원=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골키퍼 백종범이 파리 올림픽 본선행 좌절의 아쉬움을 딛고 소속팀 경기에서 무실점 방어로 연패 탈출의 수훈갑이 됐다.
백종범은 4월 3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K리그1 10라운드 원정 경기에 서울의 선발 골키퍼로 출전해 2-0 승리에 앞장섰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파리 올림픽 예선인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 참가했다가 지난달 27일 귀국한 백종범을 이날 전격 선발로 기용했다.
백종범은 지난달 26일 인도네시아와의 U-23 아시안컵 8강전을 연장전까지 치르고 승부차기까지 소화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연장전까지 2-2 무승부에 그친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져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본선에 출전하지 못한 건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후 40년 만으로, 지금도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피로와 아쉬움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을 U-23 대표 선수 3명을 수원FC전에 선발로 내보낼 정도로 서울의 상황은 다급했다.
직전 3경기에서 무려 10골을 내주고 연패에 빠지자 김기동 감독은 U-22 자원을 4명 기용하는 등 '젊은 피'를 앞세웠다. 2001년생 백종범, 김신진까지 포함하면 선발 중 23세 이하 선수가 6명이나 됐다.
더구나 이번 시즌 초반 최철원이 선발 골키퍼로 기회를 얻으며 백종범은 올해 들어 서울에선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는데,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무실점 임무를 완수했다.
서울이 김신진, 기성용의 연속 골로 2-0으로 앞선 후반 막바지 그의 집중력이 특히 빛났다.
후반 40분 가까운 곳에서 연이어 날아든 박철우의 헤더와 이승우의 슛을 모두 막아냈고, 추가 시간 안데르손의 크로스에 이은 이광혁의 헤더도 몸을 날려 쳐내 무실점을 완성했다.
경기 후 만난 백종범은 "오랜만에 팀에 돌아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간절히 준비했다"면서 "앞에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 덕분에 무실점으로 막아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의 눈빛이 달랐다. 저도 그것을 보며 서 있었기에 90분 내내 집중할 수 있었다"고 재차 동료들에게 공을 돌린 그는 자신의 선방에 대해선 "운이 좋았다"며 겸손해했다.
이어 백종범은 "올림픽 예선에서 탈락하며 큰 동기부여가 없어지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아시안컵을 마친 뒤 U-23 대표팀 구성원들끼리는 실망감이 워낙 커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귀국했다고 백종범은 전했다. "선수 생활이 많이 남았으니 각자 열심히 하자"는 위로 정도를 나눴다고 한다.
백종범은 "대회 이후 팬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셨는데, 제가 보답할 수 있는 건 경기력밖에 없다고 생각해 이번 경기를 앞두고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K리그 경기에 부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대표팀 경기보단 덜해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낙심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들겠지만, 좌절하지 않고 이번 일을 발전의 시간으로 삼고 성공의 디딤돌이 되면 좋겠다"는 '올림픽 선배' 주장 기성용의 조언대로 백종범은 이번 시즌 뚜렷한 목표를 두고 성장해나갈 참이다.
그는 "올해 팀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해 0점대 실점과 시즌 베스트11 후보에도 들고 싶다. 팀이 파이널A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을 노릴 만한 위치로 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