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박창현 대구FC 감독 "저에 대한 우려 알아…이겨서 불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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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12:00
서동원 B팀 감독, 수석코치로 합류해 보좌…"기존 코치들께 도움 구할 것"
프로 사령탑으로는 데뷔…"장기적으론 '지배하는 대구 축구' 만들고파"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하위권으로 처진 대구FC의 지휘봉을 새롭게 잡은 박창현 감독은 프로 사령탑으로는 경험이 거의 없는 자신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결과'로 증명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23일 대구의 제14대 감독으로 임명된 박 감독은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 출발이 조금 좋지 않지만, 대구는 원래 강한 팀"이라며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28일 전북 현대와의 경기부터 임하겠다"고 데뷔전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이번 시즌 부진을 거듭한 대구는 2022년 8월부터 감독 대행을 시작으로 팀을 이끌어온 최원권 감독이 19일 물러나자 홍익대를 맡고 있던 박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지난 시즌 파이널A에 진입했던 대구는 올해는 K리그1 8라운드까지 1승 4무 3패로 10위(승점 7)에 그치고, 코리아컵에서 2부 팀인 충북청주에 져 3라운드 탈락했다.
대구 출신인 박 감독은 선수 시절 포항제철(현 포항 스틸러스)과 전남 드래곤즈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다. 1997년부터는 지도자 경력을 쌓아왔다.
지도자로는 주로 고교와 대학팀에서 활동했고, 프로팀에선 2008∼2010년 포항 코치로 일한 적이 있다.
2017년부터 이끈 홍익대에선 지난해 태백산기 추계 대학축구연맹전 준우승 등을 달성했다.
박 감독은 "제가 축구를 시작했던 지역이다 보니 저에 대한 기류가 좀 있지 않았겠나. 거기에 (홍익대 출신) 황재원 선수가 대구에서 성공을 거뒀고, 대구와 연습 경기를 한 적도 있어서 그럴 때 제 경기 운영 등을 관심 있게 보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에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그런 선수들을 다룰 수 있는 감독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도자로 잔뼈가 굵은 박 감독이지만, 2010년 5월부터 7개월가량 포항의 감독 대행을 맡은 것 외에 프로팀을 이끌어 본 적은 없어서 대구의 선택이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박 감독은 "팬들이 우려하시는 부분을 안다. 디비전이 낮다고 해서 감독의 수준도 낮을 거라는 걱정이 있는 것 같다"면서 "프로 무대에서 감독을 맡은 적이 없다고 '감독이 아니다'라고 많이들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기는 것만이 우려를 불식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빨리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치진에 대해선 "시즌 중인만큼 외부에서 추가하는 것보다는 기존에 해오신 분들께 제가 도움을 구해야 하는 형편"이라며 "기존 코치진과 함께하고, 서동원 B팀 감독이 수석으로 올라와서 도와주실 것"이라고 공개하기도 했다.
프로 사령탑으로 첫 경기부터 박 감독은 만만치 않은 상대인 전북을 만난다.
그는 "우리는 이기러 가는 거다. 최근 경기력이 나쁘지만은 않았다"며 "이제 뒤로 더 갈 곳은 없다. 그 뒤는 정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인 만큼 전진만 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어 박 감독은 "벨톨라가 지난 경기 20분 정도 뛰었는데, 이번엔 조금 더 할 수 있을 거라고 하더라. 공격으로 전개되는 패스 질이 높아지리라 기대한다"면서 "에드가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출전 의지를 보여서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들과의 첫 만남에서 박 감독은 '도전'과 '긍정'을 역설했다고 한다.
그는 "'희망적으로, 긍정적으로 계속 도전하라, 실수한다고 야단치지 않을 테니 실수도 즐기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성공 확률을 높여 나가야지, 해보지도 않고 무서워서 안 하면 어떻게 우리가 상대를 제압하겠나"라며 "'해피 바이러스'를 심어서 운동장에서도 즐겁게 축구하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도 나가고, FA컵(현 코리아컵)에서도 우승하고, 지난해엔 파이널A에도 들어간 좋은 팀"이라며 "당장은 조금 처져있으나 부상으로 빠진 외국인 선수들을 대신해 어린 선수들이 들어와서 역할을 해주는 걸 보니 앞으로가 밝은 팀 같다"고 희망을 봤다.
박 감독은 '역습의 팀'으로 인식돼 온 대구의 축구 컬러를 장기적으로는 바꿔보고 싶은 뜻도 내비쳤다.
그는 "지금보다는 더 높은 곳에서 수비하고 더 빠른 공격을 할 수 있는 팀으로 바꿔나가고 싶다"면서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고 차츰 바꿔 나가야겠지만, 좀 더 소유하고 지배하는 경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