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시즌 첫 세이브→마무리 복귀' 홍건희 "오랜만에 느낀 전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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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18:00
부진 계속된 정철원은 24일 2군행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홍건희(31·두산 베어스)가 무사 만루 상황에 등판해 팀 승리를 지키며 시즌 첫 세이브를 챙겼다.
두산의 불펜 구상을 바꾼 호투였다.
두산은 24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정철원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이제 홍건희가 두산의 뒷문을 잠근다.
홍건희는 23일 NC와의 홈 경기에서 두산이 4-2로 앞선 9회초 무사 만루 상황에 등판했다.
마무리 정철원이 3타자 연속 출루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자, 이승엽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홍건희는 첫 타자 김주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아웃 카운트와 1점을 맞바꿨다.
박민우를 고의사구로 거른 뒤에는 권희동을 1루 땅볼로 처리해 홈으로 달리는 주자를 잡았고 손아섭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경기를 끝냈다.
두산은 9회초 위기를 넘기며 4-3으로 승리했고, 홍건희는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거뒀다. 1점은 주자를 남기고 마운드를 떠난 정철원의 자책점이었다.
경기 뒤 홍건희는 구단을 통해 "경기 중반부터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준비했다. 갑작스러운 등판은 아니었다"며 "최근 투구 밸런스나 몸 상태가 좋아서 구위를 믿고 자신감 있게 던졌다. 인플레이 타구들이 나오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무사 만루라는 상황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경험이 있으니 차분하게 하려고 했다. 팀 승리를 지켜서 뿌듯하다"며 "시즌 첫 세이브라는 건,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홍건희는 지난해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8월에 마무리 자리를 정철원에게 내줬다.
2023시즌 종료 뒤 두산과 2+2년 최대 24억5천만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하며 홍건희는 "내부 경쟁을 펼치면 팀 전력도 상승한다. 마무리 복귀를 노리겠다"고 밝혔다.
두산이 택한 2024시즌 첫 마무리 투수는 정철원이었다.
하지만, 정철원은 1승 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5.91로 고전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2.06으로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가장 나쁜 수치를 찍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정철원의 부진이 계속되자, 24일 2군행을 통보했다.
마무리 투수 경험이 있는 홍건희가 구위를 회복한 덕에 빠르게 결단할 수 있었다.
홍건희는 스프링캠프 기간에 오른손 엄지 부상을 당해 개막 엔트리(3월 23일)에 들지 못하고, 4월 11일에야 1군으로 올라왔다.
올 시즌 6차례 등판한 홍건희는 첫 경기(4월 11일 한화 이글스전 1이닝 2피안타 1실점)에서만 실점했을 뿐, 이후 5경기에서는 4⅓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시즌 성적은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다.
홍건희는 "부상 탓에 페이스가 더디게 올라왔다. 젊은 투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게 내 역할 중 하나인데,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오늘(23일)을 계기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접전을 팀 승리로 마무리하며 느낀 짜릿함도 홍건희를 자극한다.
홍건희는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팬들께서 정말 큰 환호를 보내주셨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전율이었다"며 "짜릿하고 힘이 났다. 그 함성에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