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선 무명이었는데…'세계적 점퍼' 우상혁의 달라진 위상

[에스티비] 도쿄에선 무명이었는데…'세계적 점퍼' 우상혁의 달라진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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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스포츠뉴스관리자

경쾌한 몸놀림으로 결선 진출…"작은 실패도 파리 올림픽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서로를 응원하는 라이벌
서로를 응원하는 라이벌

(파리=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경기가 끝난 뒤 카타르 무타즈 에사 바르심과 인사하고 있다. 2024.8.7 [email protected]

(파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이 우상혁(용인시청)의 어깨를 툭 쳤다.

몸살감기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도 우상혁과 마주친 뒤 씩 웃으며 인사했다.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이 열린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세계 최정상급 점퍼' 우상혁의 위상을 확인한 장면이기도 하다.

우상혁은 이날 예선에서 단 다섯 번의 점프로 2m27을 넘어, 공동 3위로 가볍게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력도 세계 최정상급이었다.

파리 올림픽 예선을 치른 뒤 우상혁은 드라마 같았던 지난 3년을 돌아봤다.

해맑은 표정으로 코치와 포옹하는 우상혁
해맑은 표정으로 코치와 포옹하는 우상혁

(파리=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경기가 끝난 뒤 밝은 표정으로 김도균 코치와 포옹하고 있다. 2024.8.7 [email protected]

우상혁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도쿄 올림픽 예선까지만 해도 우상혁은 국제 무대에서는 '무명 선수'였다.

특히 2021년 도쿄 대회를 앞두고는 올림픽 기준 기록(2m33)을 통과하지 못하고, 랭킹 포인트 31위로 힘겹게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도쿄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엔트리는 32명이었다.

2021년 7월 30일, 우상혁은 도쿄 올림픽 예선에서 2m28을 넘어 전체 9위로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우상혁은 1996년 남자 높이뛰기 이진택 이후 25년 만에 한국 트랙&필드 결선에 진출한 선수로 기록됐다.

당시 우상혁은 결선 진출만으로도 화제를 모았지만, 8월 1일 결선에서 당시 한국 신기록인 2m35를 넘으며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최고인 4위에 올랐다.

이후에는 육상 팬이라면 모두가 아는 '우상혁의 시간'이 펼쳐졌다.

우상혁은 2021년 여름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트랙&필드 최고 성적인 4위(2m35)에 올랐고,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 우승(2m34),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의 빛나는 성과를 냈다.

세계 정상권과 거리가 멀었던 한국 육상이 상상하지도 못한 곳에 우상혁은 도달해있다.

파리에서는 도쿄 올림픽 공동 금메달리스트인 바르심, 탬베리가 우상혁을 보며 밝게 인사하고, 몇몇 선수는 우상혁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2m24 가볍게 성공한 우상혁
2m24 가볍게 성공한 우상혁

(파리=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2m24 1차시기를 성공한 뒤 카메라를 향해 포효하고 있다. 2024.8.7 [email protected]

'세계적인 점퍼'로 올라서면서 우상혁은 장기 계획을 세울 여유도 얻었다.

우상혁은 파리 올림픽 출전을 위한 기준 기록(2m33)을 지난해 9월 17일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우승(2m35)하며 통과했다.

이후 우상혁은 파리 올림픽 기간에 신체 시계를 맞춰놓고 훈련했다.

지난해 11월 대만, 올해 3∼4월 홍콩에서 체력과 근력 훈련에 집중했다.

개인 최고 실내 2m36, 실외 2m35의 기록을 보유한 우상혁이 올해에는 실내 2m33, 실외 2m31에 머문 이유다.

아직 실전 감각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에서 치른 5월 일본 도쿄 세이코 그랑프리(2m27로 2위), 6월 대만 오픈대회(2m22로 4위) 뒤에는 우상혁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우상혁은 파리 올림픽 예선을 경쾌한 몸놀림으로 치렀다.

경기 뒤 만난 우상혁은 "많은 분이 걱정했지만, 나는 작은 실패들도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며 "김도균 (용인시청) 감독님과 준비한 시간을 의심하지 않았다. 이제 결선에서 준비할 일만 남았다"고 했다.

우상혁, 2m24도 가볍게 성공
우상혁, 2m24도 가볍게 성공

(파리=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2m24를 1차 시기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4.8.7 [email protected]

3년 사이, 우상혁의 한국 내 위상도 달라졌다.

도쿄 올림픽에서 우상혁의 예선 경기를 취재한 미디어는 극소수였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 예선에는 많은 한국 취재진이 찾았다.

대한육상연맹과 대한체육회도 파리 올림픽 메달 후보로 우상혁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우상혁은 대한체육회가 프랑스국가방위스포츠센터(CNSD)에 차린 대한민국 선수단 사전 캠프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우상혁은 7월 14일부터 8월 3일까지 파리 플랫폼에서 훈련했다. 사전캠프를 가장 오랫동안 활용한 선수다.

우상혁은 "프랑스에 일찍 들어오길 정말 잘했다. 파리 플랫폼에서 조용히, 집중적으로 훈련했다"며 "준비한 걸 예선에서 50% 보여드렸으니, 결선에서 모든 걸 쏟아붓겠다. 응원해준 많은 분을 위해 가장 높은 곳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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