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올림픽] '청각장애' 인도 골퍼 다가르, 여자부 1R 선전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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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 11:00
세계랭킹 165위 다가르, 교통사고 악재 딛고 1R에서 '공동 7위'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딕샤 다가르(23·인도)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골프 첫날 화제의 선수로 떠올랐다.
다가르는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에서 열린 대회 여자부 1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7위에 올랐다.
7언더파 65타를 때려 선두에 나선 셀린 부티에(프랑스)에 6타 뒤졌지만, 공동 3위 그룹과는 불과 1타차여서 메달 경쟁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했다.
세계랭킹이 165위에 불과한 다가르는 2020 도쿄 올림픽 때 4위를 차지한 아디티 아쇼크(인도)에 이어 또 한 번 '인도 돌풍'의 불씨를 지폈다.
아쇼크는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때 세계랭킹 200위였지만, 메달 획득에 근접해 큰 주목을 받았다.
다가르가 이번 올림픽에서 눈길을 끈 건 성적과 여자 선수로는 드문 왼손잡이라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다가르는 선천성 청각 장애인이다.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듣지 못했다.
소리를 증폭해주는 보청기를 끼지만, 다른 사람들의 입술을 읽고 말을 알아듣는 때가 더 많다.
다가르는 골프를 통해 장애를 이겨냈다.
다가르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6살 때부터 골프채를 잡았다. 인도 육군 장교로 복무한 아버지는 싱글 핸디캡의 골프 고수였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낸 다가르는 18살 때이던 2019년 남아프리카 여자 오픈에서 인도 선수로는 가장 어린 나이에 LET 대회 우승했다.
작년에는 체코 레이디스 오픈에서 LET 두 번째 우승을 따냈다.
그는 특히 세계 청각장애인 올림픽인 2021년 브라질 데플림픽에도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이번 파리 올림픽도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일찌감치 파리에 입성한 그는 지난 1일 인도 선수단 만찬에 참석했다가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차에는 다가르와 아버지, 어머니가 타고 있었다.
다행히 다가르와 아버지는 다치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며칠 동안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아야 했다.
늘 딸의 백을 메던 아버지는 다행히 이번에도 어김없이 딸의 캐디로 나섰다.
다가르는 1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사고를 피할 순 없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신의 은혜로 다차지 않았고 이렇게 두 번째 올림픽에 나설 수 있게 된 건 행운이고 축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청각 장애에 대해 "나와 똑같은 청각 장애인이 '당신을 따라다니며 경기를 봤는데 정말 힘이 난다'고 말해주더라. 정말 기분이 좋다. 올바른 길을 걷고 싶고, 더 나은 일을 해서 청각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힘이 되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다가르와 함께 출전한 도쿄 올림픽 4위 아쇼크는 첫날 이븐파 72타라는 준수한 스코어로 공동 12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