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비] [패럴림픽] 최용범, 장애인카누 통해 '올림픽 출전 꿈' 대신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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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8 09:00
목 양옆에 오륜기 타투 새겼던 최용범, 교통사고로 올림픽 출전 좌절
패럴림픽 통해 새로운 도전…개회식 한국선수단 기수까지 맡아
(파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장애인 카누 국가대표 최용범(27·KL3·도원이엔씨)의 목 양옆엔 작은 오륜기 그림이 그려져 있다.
비장애인 카누 선수였던 최용범이 올림픽 출전의 꿈을 키우면서 새긴 타투다.
올림픽 출전의 꿈은 2022년 3월에 무너졌다.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다리를 절단하면서다.
오륜기 아래서 메달을 따겠다는 부푼 꿈은 사라졌지만, 그는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최용범은 부여중 재학 시절 은사였던 주종관 코치의 권유로 장애인 카누 선수로 전향했고, 패럴림픽 메달을 목표로 훈련했다.
최용범이 재기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한쪽 다리를 잃은 상태에선 다시 배에 오르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그는 중학교 선수들과 연습경기에서 완패하기도 했다.
최용범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패럴림픽 선수촌에서 취재진과 만나 "자존심이 상했지만, 승리욕이 많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피나는 노력 끝에 태극마크를 거머쥐었다. 장애인 카누 선수로 새 인생을 시작한 지 불과 10개월 만이었다.
끝이 아니었다. 최용범은 한국 장애인 카누 선수로는 처음으로 패럴림픽 출전권까지 획득했다.
최용범은 "2년 전 큰 사고를 당하고 1년 동안 재활 치료를 받던 내가 패럴림픽에 출전한다는 건 상상도 못 하던 일이었다"며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21세 때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생각하며 타투를 새겼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굉장히 의미 있는 타투인 것 같다"라고도 밝혔다.
간절히 바랐던 태극마크를 달고 꿈의 무대로 나서는 최용범은 2024 파리 패럴림픽 목표에 대해 "모든 선수가 같겠지만, 나도 금메달만 생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용범은 28일 열리는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 기수로도 나선다.
개회식은 패럴림픽의 상징인 '아지토스'가 걸린 개선문과 콩코르드 광장을 잇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펼쳐지는데, 최용범은 패럴림픽 한국 선수단 기수로 태극기를 들고 앞장선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패럴림픽은 장애인이 된 뒤에도 새로운 꿈을 가질 기회의 장"이라며 "많은 장애인이 패럴림픽을 보며 도전을 멈추지 않길 바라는 점에서 최용범을 기수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